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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칼럼] 종강

원대현
2017년 텍사스 중앙일보 한인 예술대전
문학부문 시 우수상

전공시험 마치고
발에 치이는 먼지처럼
인문대를 빠져나오니
후문 언덕 위엔
온통 함박눈이다

애먼 눈송이를 탓하며
살이 부러진 우산을 펼치고


안면을 튼지 얼마 안된 학우들과
데면데면 인사한 뒤
영원히 없을지도 모를 만남을 약속하곤

단골 백반 집에
오롯이 홀로 앉아
창가로 희미하게 들려오는
새내기 특유의 들뜬 목소리를
곁들여 부대찌개 한 그릇
얼큰하게 비우곤

자취방 앞 얼어붙은 계단을
불안스레 내려가며
답을 쓰지못한 주관식 삼십삼번
어느 아일랜드 작가의
복잡한 영어 이름을
여전히 떠올리면서

이십 대의 마지막
학부수업을 종강했다

원대현
2017년 텍사스 중앙일보 한인 예술대전
문학부문 시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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