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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욱 칼럼]평창이 보여준 아름다운 한일관계

지난 18일 밤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장에서 두 여자선수가 포옹하는 아름다운 장면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여자 500m 경기가 끝난 뒤 고다이라 나오와 이상화가 보여준 장면이다.

그들이 포옹하는 동안 태극기와 일장기는 국경을 넘은 깊은 우정을 열변하듯 서로 부딪히고 있었다. 그들의 포옹 속에서 마음 한편으로는 감격의 미소와 함께 가슴이 뭉클해서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이 장면을 본 사람이면 누구나 같은 심정이었으리라. 특히 한국과 일본 사람들에게 잊지 못할 아주 강한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었다. 한국과 일본이 서로 포옹하며 가까이 지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말이다. 우리는 이 장면에서 올림픽 정신을 분명히 보았다. 평창 올림픽을 가장 성공적이고 가장 보람된 경기로 승화시켜주었다고 생각한다.

한국과 일본은 너무 오랫동안 가장 가까우면서 멀리 떨어져 살아왔다. 민간인 관계는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정부와 정부 사이는 그랬다. 물론 역사적인 이유가 충분히 있다. 임진왜란 침략을 비롯해 근대사에서 펼쳐진 일본의 압제, 특히 일본의 한국 위안부 문제를 두고 아직도 풀지 못하는 난제들이 있다. 박근혜 정권 때 이루어 놓은 위안부 관련 일본과의 외교적인 합의사항은 문재인 정권 들어서 매듭짓기는커녕 더 꼬여가고 있다. 일본은 일단 합의한 사항은 그대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한국은 처음부터 잘못된 합의 내용이라고 주장,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당사자인 위안부들의 의견을 전혀 참작하지 않고 일본과 협의를 진행한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목소리에도 일리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 문제로 서로 등 돌리고 버티면서 방관하고만 있다면 해결점은 찾을 길이 없고 두 나라 사이는 점점 더 멀어져만 간다. 북한의 핵 위협을 안고 있는 두 나라는 긴박한 상황 속에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평창에서 보여준 고다이라 나오와 이상화가 보여준 서로 먼저 다가가서 포옹하고 대화하는 것이다.
 


북한은 한미일 3국을 한꺼번에 공격할 수 있는 핵과 유도탄을 가지고 있다. 한국이 미국과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맺은 것처럼 일본도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다. 세 나라 공동의 적은 북한이다. 이를테면 일본은 아군이다.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 적국인 북한은 여러 면에서 한국으로부터 지나칠 정도로 환대를 받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같은 민족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같은 민족이 적이다. 이 시점에서 한국은 아주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한다. 적과 손을 잡을 것인가 우방과 손을 잡아야 할 것인가?

문재인 정권은 현재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북한 세습 독재의 재남침을 방관할 것인가 아니면 한미일이 단합, 이에 대항할 것인가의 기로다. 공산 독재이념과 자유민주주의 사이의 선택이다. 한국은 과거 역사 속에서 어느 선택이 올바른가를 배울 수 있다. 김일성 정권은 1950년 남침, 6·25전쟁을 일으켰다. 같은 공산국가인 중국과 소련이 가세했다. 목적은 너무나 자명하다. 공산 통일이다. 미국은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유엔군과 함께 이 땅에서 피를 흘렸다. 전쟁은 휴전으로 마감했으며 남북은 아직도 분단이다.

그리고 68년의 세월이 흘렀다. 북한은 세습 독재로 남아있으면서 핵무기를 개발했다. 한국은 미국의 보호와 지원 덕분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면서 단군 이래 최대의 부를 누리고 있다. 경제 선진국이 된 것이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 답은 미국과의 동맹이다. 북한의 재남침을 막는 길은 한미일의 동맹이다. 한미일의 자유민주주의와 북한의 공산세습독재의 대결 결과는 과거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지난 18일 이상화가 울음을 터뜨리자 고다이라가 다가가 한국말로 “잘했어”라고 위로했고, 둘은 포옹했다. 둘은 손을 잡고 링크를 돌며 팬에게 인사했다. 관객들은 우뢰와 같은 박수를 보내주었다. 세계 언론은 이를 크게 보도했다. 고다이라는 “이상화는 나 자신의 슬럼프 때 옆에서 함께 자리를 지켜준 친구”라고 소개하면서 “월드컵 첫 출전에서 정말 풀리지 않아 경기장에서 혼자 울고 있었을 때 상화가 내게 와서 함께 울어줬다”며 “그래서 어제 나도 상화의 마음과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일 양국 언론은 입을 모아 양국 관계도 이렇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반응이 보여주었다. 두 선수가 보여준 우정이 한국정부와 일본 정부 사이에서도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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