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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8년간 성추행 당했다"…한인 여성 엔지니어 소송 제기

[LA중앙일보] 발행 2018/03/01 미주판 3면 기사입력 2018/03/01 00:03

"잠자리 요구, 술 타오라 시켜"
인사팀에 시정요구하자 해고돼
구글측 "위법·부당성 조사 중"

"어이, 위스키 좀 따라 줄래? 키득키득."

구글(Google)은 꿈의 직장인가. 적어도 한인 여성 로레타 이(36)씨에게 구글은 벗어나고 싶은 악몽이었다.

주변에서는 이씨가 세계 IT업계를 선도하는 구글에 취직했다고 부러워했지만, 이씨에게 직장 생활은 허울 좋은 구글 명함 한 장 뿐이었다.

이씨의 직책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그러나 남자 동료들은 툭하면 이씨에게 업무와 관련없는 성차별적 발언과 희롱 등을 서슴지 않았다.

갑자기 위스키를 타오라고 시키는가 하면 이씨를 표적 삼아 장난감 총을 쏘며 키득거렸다. "장난이야"라는 한마디와 함께.

심지어 위험하고도 불쾌한 성폭력에 그대로 노출된 적도 있다.

한 남자 동료로부터 "잠자리를 같이 하겠느냐"는 문자 메시지를 받는가 하면, 이씨가 살고 있던 아파트에 갑자기 술을 들고 찾아오는 남자 동료도 있었다.

심지어 2016년 1월 어느 날 야근을 하던 이씨는 한 남자 동료가 자신의 책상 밑에 카메라까지 몰래 설치했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게다가 다음날 한 남자 동료는 이씨가 목에 걸고 있던 이름표를 잡아당기는 척하면서 가슴을 만지기도 했다.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이씨는 구글 인사관리팀(HR)에 이 문제를 정식으로 제기했다. 하지만 HR은 재발 방지를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씨는 이후 문제를 제기한 다음달 직무 평가를 낮게 받았다는 이유로 해고 통보(2016년 2월)를 받았다.

지난 16일 이씨가 샌타클라라 수피리어코트에 구글을 상대로 제기(변호인 숀 맥헨리)한 소송장의 내용이다.

이씨는 소장에서 "구글에서 일한 지난 8년간 거의 매일 성차별과 성추행 등이 만연한 심각한 환경에서 근무해야 했다"며 "그런 환경에 처할 수밖에 없었던 건 직장 내 '남성 중심의 문화(bro-culture)'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왜 그런 차별과 성희롱을 계속 참아야만 했을까. 구글은 동료 간에 상호평가를 한다. 이씨는 소장에서 "부지런하게 열심히 일해도 동료에게 잘못 보이면 인사고과 평가 때 '형편없는(poor)' 등급을 받기 때문에 그것이 두려웠다"고 전했다.

직원들의 창의성을 살리기 위한 평가 제도가 오히려 이씨에겐 독이 됐다.

지난 2005년 UC어바인을 졸업하고 구글에서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된 이씨의 직장 생활은 그렇게 끝이 났다.

현재 이씨는 성차별, 회사 측의 성희롱 방지 실패, 부당 해고, 보복 등의 이유로 합의금을 명시하지 않은 '무제한(unlimited) 민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와 관련 구글은 지난 23일 대변인을 통해 "우리는 직장 내 차별 등을 방지하기 위한 강력한 정책을 시행 중"이라며 "현재 해당 사안에 대해 위법이나 부당한 면이 없었는지 조사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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