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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하이, 아빠"

드르르르~ 철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들의 트럭이 들어오는 소리. 현관문이 열리며 "얘들아, 아빠 왔다!" 아들의 큰 음성이 들린다.

곧 이어 아이들의 합창. "하이, 아빠~" 그런데 아이들의 큰 인사 소리만 들릴 뿐 후다닥 일어나지 않는다. 각자 전화기를 들고 있거나 게임을 하며 자리에 앉아 "하이, 아빠"라고만 한다.

거실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으며 40년 전을 떠올려 본다. 그때, 남편의 현관문 여는 소리에 "아버지 오신다" 하면 삼남매는 무엇을 하다가도 모두 일어나 "아빠 오셨어요"라며 인사를 했다.

남편은 조용한 사람이라 아들처럼 아이들과 잘 놀아주질 못했다. 이방 저방 들러 잠자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며 이불을 덮어주는 것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그런 아버지였다.



아들이 아이들과 얘기를 나누는 소리가 들린다. 아들은 세 아이들과 뒹굴고 안아주고 TV도 같이 보며 친구처럼 놀기를 좋아한다.

나의 자식 삼남매, 특히 딸들은 남편과의 대화가 더 없었던 것 같다. 큰딸이 한번은 "엄마, 아빠는 내가 결혼할 때 나랑 손 잡고 들어갈 수 있을까?"라는 말에 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 지금은 50세, 45세 딸을 비롯해 삼남매 모두 나보다 아버지와 대화를 즐기는 것을 보면 남편도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거실에서 큰 함성이 터진다. 아들이 손주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그래, 손주들아 "하이, 아빠"소리 오래 들었으면 좋겠구나.


정현숙·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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