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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부활의 아침을 감사하며

어머님의 장례를 마치고 D.C. 근교 포토맥에 위치한 친정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지하실에서 어머니가 받아 놓으신 씨앗 봉지들이 주인을 잃은 채 한 모퉁이에 있는 것을 보았다.

호박씨, 고추씨, 그리고 상추씨 등 꼼꼼히 적어놓으신 씨앗들이다. 내년 봄에 심을 것이라고 받아두신 씨앗들이다. 이 씨앗에서 어머니가 매년 봄이 되면 손수 씨를 뿌리고 물을 주어 새싹이 얼굴을 내밀 때 함께 웃어주며 반기셨던 어머니의 행복과 추수의 희망까지 보는 듯했다. 그런데 금방 주인을 잃은 이 씨앗과 부엌 정원도 고아처럼 느껴졌다. 나는 어머니 생각을 하면서 이 씨앗 봉투를 주섬주섬 내 호주머니 속에 집어넣었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곧 그 씨앗을 정원의 꽃밭 사이사이에 땅을 파고 뿌렸다. 그런데 얼마 안가서 예쁜 싹이 지각을 뚫고 안간힘을 쓰고 머리를 쏙 내밀고 있는 것을 보고 나는 환호했다. 어머니는 가셨지만 어머니가 받아 놓으신 씨앗은 살아서 얼굴을 내밀고 있는 것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해졌다. 어머니가 받아 놓으신 씨앗에서 부활의 이치를 똑똑히 보았기 때문이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살아서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라" 하신 말씀을 암송하면서 '할렐루야!"라고 외쳤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예수님의 탄생 그리고 보혜사 성령의 강림과 더불어 기독교의 핵심 진리인 동시에 역사적인 사건들이다. 부활의 아침을 다시 감사하면서!




이영순 / 샌타클라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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