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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 달러 기부…'한국어 빌리지' 생긴다

가방제조사 시몬느 박은관 회장
콩코르디아 언어 빌리지에 후원

한국인 사업가가 '한국어 빌리지'를 짓는 데 사용해 달라며 500만 달러 기부를 약속했다. 국내 외국어 교육기관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콩코르디아 언어 빌리지(Concordia Language Village·CLV)는 7월 미네소타에 한국어 빌리지 건물 10여 동을 착공한다.

한국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이하 시몬느) 박은관 회장은 미국 내 한국어 전파를 위해 500만 달러를 기부한다고 밝혔다. 기부액 중 50%는 박 회장 개인 돈으로 충당한다.

박 회장은 10년 전 콩코르디아 언어 빌리지와 연을 맺고 3만 달러 후원을 시작한 뒤 통 큰 결정을 내렸다. 박은관 회장은 "미국의 젊은 세대가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한다기에 기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콩코르디아 언어 빌리지는 미네소타주 콩코르디아대학이 운영하는 비영리 교육기관으로 한국어를 비롯해 총 15개 외국어를 가르친다. 61년에 설립한 이 교육기관은 그동안 총 20만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각 언어권마다 그 나라를 상징하는 건축물을 지어 학생들이 여름방학 4주 동안 현장 체험학습을 하는 방식이다.

한국어는 1999년부터 교육을 시작했다. 한국어 과정에서만 1600명이 졸업했다. 하지만 한국어 수강생은 마땅한 교육공간이 없이 매번 러시아 빌리지를 빌려 섰다.

콩코르디아 언어 빌리지 크리스틴 슐츠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5년간 외국어를 배우려는 열기는 다소 시들해졌지만 한국어만은 거의 유일하다 싶을 정도로 관심이 커졌다"며 "한국어 빌리지 여름 캠프의 경우 80명 정원이 2월에 모두 마감됐고, 대기 인원이 수십 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한국어 빌리지는 7월에 착공한다. 20만㎡의 대지에 언어 빌리지 부지 내 길게 뻗은 '거북이 강'을 따라 건물 10여 동이 들어선다. '숲속의 호수'로 이름 지어진 빌리지는 건물을 최소화한 자연 친화적 캠프로 학생들은 오롯이 한국어로만 말하며, 한국의 전통 복장을 하고 연극·드라마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긴다. 한국을 가지 않아도 한국어 집중교육을 받을 수 있다.

한국어 빌리지 초대 촌장을 지낸 로스 킹(브리티시 컬럼비아대 한국어과) 교수는 "한국어 수요가 늘고 있지만 아직도 만 18세 이하 청소년이 한국말을 배우기는 쉽지 않다"며 "한국어 빌리지는 50개 주 청소년에게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4주간의 캠프를 거친 학생 중 상당수는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하고, 장차 한국 전문가로 성장할 것"이라며 "한국어 빌리지는 이런 인재를 키우는 파이프라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킹 교수와 박 회장의 인연은 지난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글날을 맞아 '손석희의 시선 집중'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킹 교수가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를 갖고 있으면서도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외국인에 대한 투자는 인색하다. 장차 한국의 파트너가 될 미국·유럽 청소년에 대한 한국어 교육에 투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출근 중 라디오를 듣던 박 회장은 곧바로 킹 교수를 만나 도움을 약속했다. 그렇게 첫해 3만 달러부터 시작된 기부가 올해 500만 달러까지 커진 것이다.

박 회장은 "콩코르디아 한국어 빌리지에서 미래의 한·미 관계의 주역이 배출된다고 하니 뿌듯하다"며 "보다 많은 미국의 청소년이 한국어를 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시몬느는 버버리·코치·마크제이콥스 등 럭셔리 핸드백을 제조하는 세계 1위 가방제조업체다. 지난해 매출 1조원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 약 10%, 미국 시장 점유율은 30%에 달한다.

▶콩코르디아 언어 빌리지: www.concordialanguagevillages.org


김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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