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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교회서 2세들 '조용한 대탈출'…공영방송서 사회현상 조명

젊은 세대들의 정체성 갈등
이민교회 출석 필요 못느껴

이민 교회 내에서 한인 2세들이 겪는 정체성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수년 전부터 젊은층이 교회를 떠나는 현상을 일컫는 '조용한 탈출(silent exodus)'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공영 라디오 방송 KPCC가 이러한 현상을 USC 아넨버그 언론 대학원의 한 보고서 내용을 인용해 보도했다.

방송은 나성영락교회에 출석했던 22살의 레베카 김씨와 빅토리아 임씨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를 따라 이민 교회에 다니면서 한인과 미국인이라는 정체성 사이에서 오랜 시간 고민한 내용들이다.



레베카 김씨는 "나는 '한국'이라는 뿌리를 사랑하지만 실제 자라난 곳은 미국이기 때문에 내 마음 깊은 곳에는 한인의 정체성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하겠다"며 "나는 (한인처럼) 굳이 어떤 특정 인종이 모인 그룹에 참여해야 하는 의무감도 느끼지 못하며 특정 문화나 종교적 이유 때문에 반드시 한인 교회에 다녀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전했다.

반면, 빅토리아 임씨는 어린 시절 자신을 '미국인'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서 1년간 공부한 뒤 미국으로 돌아와 최근 한인으로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와닿기 시작했다.

임씨는 "내 안에 한인이라는 정체성이 내가 한인 교회에 다니고 한인 커뮤니티 문화에 익숙할 수 있었던 이유 같다"며 "내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을 때 그런 익숙한 커뮤니티가 그리웠기 때문에 다시 한인 교회에 출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고민에 대해 한인 1세대는 어떻게 느낄까. 보고서는 "한인 1세대는 다음 세대가 한인 교회의 유산을 거부하고 교회를 떠나는 현상에 대해 두려워한다"고 전했다.

한인 1세대에게 교회는 주일 예배 참석뿐 아니라 커뮤니티와 삶의 중심축이 됐지만, 영어가 자유로운 자녀 세대는 더 넓은 주류 사회에 동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한인 2세들은 1세와 달리 이민 교회라는 민족성이 짙은 공동체에 굳이 소속돼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바이올라대학 벤저민 신 교수는 "다음 세대를 어떻게 잡을 수 있는지는 오늘날 한인 교회에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며 "젊은 세대는 더이상 교회에 헌신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 그들의 문화적 필요를 채워주기 위한 다른 무언가가 더 있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인 2세들의 '조용한 탈출'은 통계에서도 입증됐다. 지난 2012년 이민신학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한인 2세 2명 중 1명(54.2%)이 "고등학교 이후 이민교회를 떠난다"고 응답했다.

대학 진한 후 교회를 떠나는 2세들도 26.1%에 달했다. 이를 합치면 한인 2세들이 무려 10명 중 8명꼴로 고등학교 이후 교회를 떠나고 있는 셈이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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