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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뽀뽀하지 마세요

모니카 류 / 암 방사선 전문의
모니카 류 / 암 방사선 전문의  

[LA중앙일보] 발행 2018/04/05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8/04/04 17:41

나는 '뽀뽀'를 하는 환경에서 자라지 않았다. 어렸을 때 내가 받은 '뽀뽀'라면 아버지가 거친 턱수염으로 뺨을 비벼 해주시던 것이 전부이다. 반세기도 전의 일이다. 당시 아버지와 어머니가 함께 외출할 일이 있으면 아버지는 앞에서, 엄마는 한 삼십보 뒤어서 일렬 종대로 걸으시던 시대였다. 누가 보는 곳에서 뽀뽀를 하는 문화는 더더구나 아니었다.

한국에서 '뽀뽀'라는 말이 문학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39년 김유정의 '애기'라는 작품이라고 보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쓰이는 '입맞춤'의 유아어로 입맞춤 소리인 '뽀'가 둘이 모여 첩어가 되어 '뽀뽀'가 되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설이 맞는 것 같다. '키스'라는 외래어는 그보다 더 전에 한국 소설에 등장했다 한다. 국어대사전에 뽀뽀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이 1961년이다.

어떻든 '뽀뽀'라는 한국말과 '키스'라는 영어는 의미가 같아야 할 터인데 왠지 나에게는 두 단어가 주는 뉘앙스가 다르다. '뽀뽀'라고 하면 주로 어린이들에게 해 주는 사랑의 표시라는 단순한 뜻이 전부라고 느껴지는 반면 같은 뜻을 외국어로 표시한 '키스'라면 성인들이 친구 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행동으로 보여주는 애정의 표현으로 느껴진다.

이 세상에는 단순한 감정의 표시부터 깊은 유혹에 달하는 20개 정도의 '키스'가 있다고 누가 정리해 놓은 것이 있다. 민족에 따라 스타일도 다르다. 또 입맞춤의 종류에 따라 의미도 다르다고 한다.

봄 방학이라 조부모님들이 손주들을 돌보아 주어야 할 경우가 많이 있을 것이다. 손주들을 돌볼 때,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입에다 하는 '뽀뽀'로 하지 마시라고 부탁하고 싶다. 위생상 좋지 않기 때문이다.

'뽀뽀'를 꼭 입술에 할 필요는 없다. 아이들의 볼에, 이마에, 머리에 가볍게 해주는 것도 충분한 애정의 표시가 될 수 있다. 아이가 좀 큰 경우라면 손시늉으로 하는 블로우 키스(blow kiss)로도 사랑의 마음을 전할 수 있다.

어른들의 입술이나 구강에는 정상균 무리가 살고 있다. 또 세계건강기구에 의하면 세계 인구의 67% 이상이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다고 한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증상 완화는 가능해도 완치는 불가능하다. 헤르페스는 건강할 때는 잠복해 있다가 면역 시스템이 약화될 때 되살아나서 입술이나 입안에 물집을 만들고, 이를 접촉하는 사람을 전염시킨다. 드물기는 해도 물집이 없는 경우에도 전염된다. 임신부 생식기에 성병의 일종으로 보는 헤르페스 바이러스(타입1, 타입2)에 감염된 경우를 생각해 본다. 분만 시 산도를 통해 나오는 아기가 바이러스에 접촉되는 위험이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출산일 전에 미리 임신부를 치료한다. 이러한 치료가 없었던 시절에는 제왕절개를 했었다. 과거에는 신생아가 엄마의 산도를 통해 감염되어 뇌막염이나 뇌염에 걸리는 심각한 경우가 있었던 것이다.

그뿐 아니다. 증상이 없는 충치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에서 입에 대고 하는 '뽀뽀'뿐 아니라 식기, 수저 공유를 피하고, 내가 먹던 음식을 아이에게 먹이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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