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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로그인] 페이스북 지우고 어디로 가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와 연계됐던 영국의 데이터 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8700만명의 페이스북 이용자 정보를 유출했다는 폭로의 후폭풍이 여전히 거세다.

전세계 인구의 1/4을 친구로 묶고 연결해주었다는 이 친근한 서비스의 뜻밖의 배신에 사람들은 계정 삭제로 대응하고 있다.

왓츠앱 공동창업자인 브라이언 맥튼이 페이스북 삭제 해시태그 #deletefacebook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촉발된 페이스북 삭제 운동은 테슬라가 팔로어 260만명의 자사 홍보 페이지를 삭제하고 애플의 공동창업자 워즈니악이 탈퇴를 선언하는 등 실리콘밸리의 유명인과 다수 기업들의 탈퇴 동참으로 파장을 이어가고 있다.

12일에는 미국의 페이스북 이용자 10명 중 한 명꼴로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실리콘밸리의 컨설팅사인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가 미국인 1천명을 여론 조사한 결과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파문 이후 응답자의 9%가 개인정보 유출 염려로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17%는 스마트폰에서 페이스북 앱을 지웠고, 35%는 정보 유출 파문 이후 페이스북 이용이 줄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삭제한 이용자나 유지하는 사용자나 똑같이 묻는 질문이 있다.

"그럼 우린 이제 어디로 가지?"

진짜 친구든 적당히 친구든, 가족이든 친척이든 동료든 상사든, 무슨 이름 무슨 모양으로든 연결되고 묶인 사람들이 저마다 한 무더기씩 존재하고, 그들과 나누고 교감한 이야기가 시간의 레이어에 켜켜이 저장된 공간을 싹둑 잘라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모질고 독한 맘을 먹고 불의에 단호히 응징하리라 해도 이번엔 페이스북으로 누려온 깨알같은 재미와 편리가 못내 미련이 된다.

남들은 무심히 잘만 쓰는데 나혼자 오버하나 싶다. 이번에 혼줄이 났으니 오히려 보안이 든든해지지 않겠느냐는 애틋한 기대감으로 염려를 달래기도 한다. 괘씸한 페이스북을 탈퇴하겠다면서 '그 대신' 앞으로는 인스타그램에서 만나자는 페친에게는 인스타그램도 페이스북이 인수한 서비스라고 쥐어박는 소리를 해야 하나 갈등이다.

대다수의 사람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그토록 의존하는 것은 '연결'을 향한 본능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연결되고 싶고 관계를 맺고 싶은 사회적 동물로서의 우리는 관계를 통해 내 위치와 존재를 확인하고 그 안에서 크고 작은 기쁨과 즐거움을, 또 그만큼의 좌절과 실망을 동시에 수확하며 그렇게 살아간다. 더구나 인터넷과 테크놀로지로 구축된 소셜 생태계는 거대하고 촘촘한 전 지구적 관계망으로 나날이 견고해져 쉽게 벗어날 수가 없다.

요물단지 페이스북, 없애려니 아깝고 가만있자니 찜찜하다면 일단 비밀번호부터 바꾸고 공개 설정 항목들을 점검하여 현명하고 깐깐한 사용자가 돼보자.

페이스북 헬프 센터 검색창에 'Cambridge Analytica'를 치면 내 개인정보가 유출됐는지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 이용자와 이에 연결된 친구로 데이터가 유출된 사용자는 8만 6000여명이라고 한다.


최주미 디지털부 부장 choi.joom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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