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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무제 종교 칼럼] 도덕적 실패… 광고시대의 끝

[애틀랜타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4/18 15:22

미국 경기는 낮은 실업율에 증시 활황으로 호황 국면이지만, 애틀랜타 한인 경기는 장기 불황의 터널을 못벗어나고 있다는 우울한 소식이다. 도소매업에 종사하는 많은 한인들이 가뜩이나 한인끼리 과당 경쟁상태인데 원가까지 내려치는 아랍계의 진입으로 시장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겐 천국같았던 미국 최대 장난감 소매 매장 토이저러스(Toys R Us)가 최근 파산, 폐점했다. 다른 업종의 미국 소매점들도 곳곳에서 문닫고 있다. 이 모든 원인이 인터넷 상거래 ‘아마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마존만큼 싸고 편한데가 없다. 손가락 클릭만 몇번 하면 집까지 배달해준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배송료도 없이 곧바로 반품 처리해준다. 어느새 우리집에도 음식재료 장보기를 빼면, 거의 다 아마존에서 쇼핑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미국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아마존이 홀푸드를 인수하면서 식료품 시장까지 진출하자, 월마트는 인터넷으로 식료품을 주문하기만 하면 매장에서 바로 픽업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한다. 이러다보니 소매업 매장을 운영하는 분들은 옛날 방식으로는 점점 버티기 힘들게 되어가고 있다. 한인 뿐 아니라, 미국 전반적인 현상이다.

그렇다고 소매점이 모두 다 죽어가는 것은 아니다. 전통적인 소매점은 죽어가는데, 새로운 모습의 소매점이 크게 히트치고 있다. 물건과 서비스를 파는 곳에서, 체험하게 하는 체험장으로 그 매장의 성격을 탈바꿈한 곳이다. 지금까지 소매점의 모습은 이런저런 광고를 통해 제품을 알리고, 매장에서는 제품이나 상품에 손 떼가 묻을까봐 못만지게 상품 진열대 안에 모셔뒀다. 그리고 샘플을 보여주고 설명하며 판매했다. 그런데 새로운 소매점 패턴은 체험을 극대화시킨다. 마구 만지고 직접 사용해보고 경험하도록 권장한다. 그리고 만족하면 온라인으로 구매하도록 하고 픽업하거나 배달시킨다. 오늘날 사람들은 더 이상 광고에 의존하지 않는다. 믿더라도 자신이 직접 체험하지 않으면, 받아들이지 않는다. 직접 스스로 체험하고 난 뒤에 구매하는 시대가 됐다. 개인 체험을 제공하지 않는 사업 모델은 살아남기 힘들게 됐다. 이미지 및 정보형 광고 시대는 끝나고 개인 체험 중심 시대가 온 것이다.

설교의 황태자 찰스 스펄전 목사 이래 가장 위대한 설교자로 손꼽히는 독일 신학자이자 설교자 헬무트 틸리케는 20세기에 풍미했던 ‘광고의 시대’가 ‘도덕적 실패’를 낳았다고 했다. 틸레케는 “식품, 음료 광고에 나오는 유명한 사람들이 자신의 삶속에서 정말 그 제품을 사용할까 궁금할 때가 많다”고 했다. 예를 들어, ‘산소같은 여자’라는 광고 카피를 유행시킨 탤런트 이영애는 자신이 광고했던 그 화장품을 애용했을까? 허리를 흔들 춤으로 ‘처음처럼’이란 유행어를 만들며 5년간이나 소주 광고를 했던 이효리가 그 소주를 즐겨 마셨을까?

광고 따로 실제 삶 따로라는 것을 사람들은 이제는 안다.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속아 주지 않는다. 한국에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뉴스였다. 개혁의 칼을 휘두르기도 전에 자신이 국회의원 때 했던 여러가지 어긋난 행위들로 인해 물러났다. 그 행위들은 시민단체 활동 시절 자신이 국회의원들을 몰아부치고, 그가 국회의원 때는 당시 금감원장을 향해 질타했던 그 문제점 그대로였다. 본국 중앙일보가 당시 장면을 편집한 비디오를 통해 그가 질타하던 모습을 공개했다. 과거의 김기식이 현재의 김기식을 마구 난타질하는 모습이었다. 소름돋는 일이다.

이젠 인터넷으로 못 찾을 지식도 없고, 숨어있을 곳도 없게 됐다. 신앙과 목회에서도 말과 삶이 따로 가는 ‘광고 시대’는 더 이상 설 곳이 없다. 위선과 눈가림의 시대는 끝났다. 사실 인류 역사상 광고 시대가 저물기 시작한 것은 2000여년전 지식에만 능했던 율법학자들을 꾸짖은 예수님에 의해서였다. 예수님은 유교 교과서인 논어의 첫머리처럼 “배우고 익히면 기쁨이 있을 것”이라고 하지 않으셨다. 제자와의 첫 만남(마가복음 1:17)에서도, 부활한 뒤 제자와 마지막 만남(요한복음21:22)에서도 한결같이 “너는 나를 따르라”고만 말씀하셨다. 무엇보다 ‘배우고 익힘’보다 ‘따르는 것’이 더 중요함을 하나님을 따름으로써 하나님 나라를 직접 보여주셨다. 하나님 나라는 자신의 현실과 동떨어진 채 떠드는 말(또는 광고)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직접 ‘맛보아 알고’ ‘따르는’ 현실에 있기 때문이다. 한인 교회도 한인 비즈니스도 시효가 이미 다 끝난 ‘광고 시대’의 패러다임을 하루빨리 벗어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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