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삶의 향기] 부처와 중생의 차이

불가에서는 '모두가 부처'임을 말한다.

직장에 고약한 상사나 말썽만 부리는 막내아들도 부처인가. 모두가 부처라는 말도 이해가 되지만, 세상의 모든 악동들은 부처와 조금은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동시에 든다. 부처님 말씀대로 부처와 중생은 둘이 아닌 것인가. 아니면 그래도 뭔가는 차이가 있는 것인가.

우리 본성에는 신령스러운 영지가 있기 때문에 누구나 경계를 대하게 되면 이러저러한 분별이 나타나게 된다. 본성에 갊아 있는 영지가 경계를 대할 때, 습관과 업력에 끌려 분별을 하게 되면, 이를 중생이라 하는 것이고, 자성으로 반조해서 분별을 하게 되면, 이를 부처라고 하는 것이다. 그럼 부처와 중생은 결국 다르다는 말 아닌가.

정신질환을 갖고 있는 선배 한 분은 병원에 입원을 해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정상적인 사회생활은 불가능하다. 원래는 좋은 집안 출신에 한국 최고 대학을 졸업한 수재였고, 성품도 훌륭해서 이웃과 선후배들로부터 신뢰도 두터운 분이셨다.



어느 날, 어머니가 강도사건으로 돌아가시면서, 그 충격으로 정신 이상이 생기게 된 것이다. 그 선배가 '부처답지 못한' 행동을 할 때 주위에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아이고 저런 나쁜 놈, 사회에서 격리시켜야 해" 아니면 "원래 참 좋은 사람이었는데" 하면서 용서와 이해로 대할까. 대부분은 후자일 것이다.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니라는 말은, 현재 나타난 모습이 꼭 같다는 말이라기보다 누구나 불성(부처의 씨앗)을 갖고 있다는 '가능성'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불가에서는 부처님의 모습을 삼신불(법신불ㆍ보신불ㆍ화신불)로 이야기 한다. 그 중에서 화신불(化身佛)은 진리가 실제로 화현(化現)한 모습을 이르는 말이다. 진리 그대로 나타난 부처를 정(正)화신불이라 하고, 진리 그대로 받지 못한 부처를 편(偏)화신불이라고 한다. 제불제성은 불성이 그대로 발현되었기 때문에 정화신불이라 할 수 있고, 우리 같은 범부중생은 불성은 갖고 있으나 지금은 중생의 모습이기 때문에 편화신불인 것이다.

그러면 나는 부처인가 중생인가. 마음이 청정하고 바른 때에는 정화신불(부처)이고, 마음이 삿되고 어두울 때는 편화신불(중생)이 되는 것이다. 부처는 부처이지만, 때에 따라 약간 덜 부처인 모습이 나오는 것뿐이다.

모두가 부처라는 말에는 모두를 부처님 대하듯 공경히 대하라는 의미가 있다. 소위 말하는 '나쁜 사람'을 볼 때, "저런, 나쁜 놈" 하기 보다는 앞서 언급한 선배를 보듯 "원래는 좋은 사람이었는데…" 이런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위의 선배처럼 우리 모두는 원래 좋은 집안에, 수재에, 성품이 훌륭한 사람들이다. 이런 저런 상처들로 때로 요란해지고 어리석어지는 것뿐이다. 때로 아닌 모습이 나오더라도, 원래 부처라는 마음으로 본래 나의 모습을 회복하는 데 노력만 할 일이다.

drongiandy@gmail.com



양은철 교무/ 원불교 LA교당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