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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라운지] 문 워크(Moon walk)

1969년 미국 우주선 아폴로 11호가 달에 내렸다. 선장 닐 암스트롱은 인류 최초로 달 위를 걸었다. 달의 중력은 지구의 6분이 1에 불과하다. 때문에 달에선 땅에 발을 붙이고 있는 것 자체가 어렵다. 그런 곳에서 암스트롱은 걷는 듯 나는 듯 '달 걸음'을 옮겼다. 5억명의 지구인들은 벅찬 감동으로 그 광경을 지켜봤다. 그날 암스트롱은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한 개인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 전체에게는 거대한 도약이다."

그로부터 14년 뒤, 1983년 지구인들은 또 다른 '문 워크'에 열광했다. 이번엔 달이 아닌 지구에서다. 주인공은 팝 황제 마이클 잭슨. 소속사인 모타운 레코드 25주년 기념 행사에서 '빌리진'이란 노래를 부르며 뒤로 가는 것인지 앞으로 가는 지 헷갈리는 희한한 춤을 함께 선보인 것이다. 마치 달 위를 걷듯 몽환적인 스텝의 이 춤에 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그 때부터 '춤 좀 춘다'는 젊은이들은 너나없이 이 춤을 따라했다. 마이클 잭슨의 달 걸음 '문 워크'는 그렇게 탄생했고 한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다. 이후 '문 워크'는 마이클 잭슨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바로 그 '문 워크'를 처음 선보인 공연 리허설 때 마이클 잭슨이 신었던 구두가 다음 달 경매에 나온다는 소식이다. 경매를 앞두고 1만 달러로 시작한 가격은 벌써 5만 달러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신발 한 켤레에 그토록 비싼 값이 매겨지는 것을 보며 혹자는 호사가들의 쓸데없는 돈 자랑이라 여길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값은 단순한 구두 한 켤레의 가치가 아니라 가버린 세월을 되돌리고 싶어 하는 대중의 욕망의 무게일 지도 모르겠다. 그 덕에 우리 또한 '달 걸음'에 기대어 잠시나마 옛 노래, 옛 사람을 떠올려 볼 수 있게 됐으니 이런 것도 달을 갖고 노는 농월(弄月)의 재미가 아닐까.




이종호 논설실장 lee.jongh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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