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하고 공정한 업무처리가 경영자산"
오늘 창립 35주년 맞은
한미에스크로 조익현 회장
"예전 같으면 곧바로 업무를 시작했지요. 산더미처럼 쌓인 서류를 처리하려면 사무실에 나와 허투로 쓸 시간이 없었지요. 그런데, 이제는 그렇지 않아요. 아들이 사장으로 일을 잘 처리하고 있으니, 특별히 관여할 일은 없지요. 아침식사로 준비해 온 떡과 과일을 먹으며 천천히 신문도 보고…."
한인 에스크로 업체로는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한미에스크로(주)의 조익현 회장 이야기다. 1983년 올림픽가에 회사를 설립해 오늘(26일)로 꼭 35주년을 맞았다. 한미에스크로를 열기 앞서 지금은 없어진 럭키에스크로에서 3년의 경험을 쌓았으니 '에스크로 인생'이다.
에스크로는 부동산이나 사업체 매매 과정에서 셀러와 바이어의 이해에 얽매이지 않고 하자가 있을 수 있는 문제들을 앞서 방지하는 일을 대행한다. 에스크로 과정에서 많은 돈이 오가기 때문에 정직과 정확, 성실함이 요구된다.
"에스크로 담당자는 고객의 재산과 법적 양도증서를 다루기 때문에 판사와 같은 통찰력과 공정한 판단이 요구된다"는 게 조 회장의 38년 에스크로 인생의 철학이다. 1991년부터 부친의 일을 도와 온 맏아들 조계문 사장도 "아버님의 성실함과 공정함이 있었고 그런 노력을 이어왔기에 회사가 변함없이 고객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게 아닐까 한다"고 말한다. 변호사이기도 한 조 사장은 UCLA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방위산업체에 근무한 경력이 있다.
성균관대 영문학과, 연세대 경영대학원을 수료한 조 회장은 1976년 이민을 왔다. 주한미군에서 20년 간 안전관리업무를 한 것이 인연이 됐다. 그런 공로를 인정받아 육군성 2등 공로훈장도 받았다. 뉴욕대에서 안전관리학을 연수했고, 웨스트 LA칼리지에서 에스크로학을 수료한 학구파다. 조 회장은 지난 2011년 총 8부로 구성된 467페이지짜리 '미국 부동산 에스크로 총론'을 펴내기도 했다.
조 회장은 LA한인상공회의소 18대 이사장을 지냈고 현재도 이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LA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고문직도 맡고 있을만큼 커뮤니티 활동에도 열심이다.
"일하고 봉사하며 사는 게 가장 큰 행복"이라고 말하는 조 회장의 모습에서 '참, 변함 없이 곧다'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김문호 기자 kim.moonh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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