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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노년의 참 의미

이재수 / LA
이재수 / LA 

[LA중앙일보] 발행 2018/05/10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8/05/09 17:42

인생은 고목 껍질과 같다. 젊은 날의 푸른 나무는 싱싱한 가지와 잎으로 신선한 공기를 제공한다. 줄기에는 듬뿍 물기가 있어 비록 휘청거리거나 휘어져도 꺾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고목은 거친 껍질과 주름이 깊이 파여 물기가 사라지면서 윗부분부터 푸른 잎이 노란색으로 물든다. 그 여파로 가지들이 쇠잔해지고 몸통에 힘이 빠지면서 종국에는 지탱을 못 해 뿌리째 뽑히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인생도 젊어서는 자녀들을 잘 성장시키는 데 온 정열을 쏟는다. 삶의 재미를 양보하고 희생 정신으로 살아왔지만, 주름살이 깊이 파이고 건조한 노년을 마주하는 순간 가슴이 아프다.

젊어서는 평생 안 늙는다고 과시하며 희망에 젖어 지내지만 어느 세월 번개같이 노년으로 진입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노년은 프리웨이를 마냥 달리다 개스가 떨어져 식구들에게 전화를 하고, 주차할 때 액셀 페달을 밟아 건물 벽을 부수고, 차 키를 꽂아 놓은 채 아무 생각 없이 공회전을 시키는 것과 같다.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느새 노인네가 돼서 이 지경에 이르렀느냐, 정신 좀 차리라"고 이야기한다. 사람도 고목처럼 세월이 흐르면 피부부터 꺼칠해지고 주름이 파이면서 시든다. 아무리 건강을 잘 지켜 100세를 바라본다고는 하지만 세월에는 장사가 없다.

사람이나 나무나 모든 자연은 늙으면 시들고, 그 뒷세대가 이를 대체한다는 숭고한 법칙을 생각하면 그나마 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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