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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금강산에 지점 다시 연다” … 은행 대북 진출 채비 잰걸음

주정완(joo.jungwan@jtbc.co.kr)
주정완(joo.jungwan@jtbc.co.kr)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5/15 11:17

우리은행 개성지점, 공식 영업 중
본점 임시 점포에 직원 2명 근무
철도·도로 등 북한 SOC 사업 주목
대형 프로젝트 금융 지원 검토 중


개성공단에서 입주기업과 주재원을 상대로 영업했던 우리은행 개성지점의 모습. [사진 우리은행]

14일 오후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지하 1층에 마련된 개성지점 임시영업점. 최호열 지점장이 이승영 과장과 함께 근무하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을 상대로 사후 관리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다.

우리은행은 2016년 2월 개성공단 전면 중단 이후에도 공식적으로는 개성지점의 문을 닫지 않았다. 지점의 위치만 임시로 옮기고 관련 업무를 계속하고 있다.

최 지점장은 최근 남북 화해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기대에 부풀어 있다. 최 지점장은 “여건이 조성되고 당국의 허가만 나오면 언제라도 개성으로 돌아갈 준비가 돼 있다”며 “개성에서 들고나온 전산 서버를 다시 설치하고, 전화선 등을 연결하면 현지 영업을 개시하는데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2004년 개성공단 가동과 동시에 현지에 진출했다. 당시 국책은행을 비롯한 6개 은행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결과 우리은행이 입점권을 따냈다.

개성지점은 개성공단에 진출한 123개 입주기업과 주재원들을 상대로 송금과 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했다. 모든 거래는 달러로 이뤄졌고, 북한 측과 거래는 금지됐다. 직원은 남측 3명, 북측 4명으로 모두 7명이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2013년부터 5년째 근무 중이라는 최 지점장은 “북한은 특수한 지역이기 때문에 현지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며 “은행 입장에서 당장은 적자지만 선점 효과를 바라보고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개성공단 2단계 확장이 이뤄진다면 관련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미 관계가 좋아져서 북한과 미국의 금융 거래까지 풀린다면 개성지점을 통한 북한 현지인과 거래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남북 경제협력 재개에 대비한 은행권의 준비가 빨라지고 있다.

은행들은 북한에서 진행될 철도·도로·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남북 정상이 서명한 ‘판문점 선언’에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고 현대화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SOC 사업에는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고, 각종 금융기법이 동원된다.

KEB하나은행은 향후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등 진전되는 상황에 맞춰 진출기업 지원 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17%의 지분을 투자한 중국 지린(吉林)은행을 통해 북한에 진출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철도·항만·도로·통신 등 기반시설 확충을 위한 인프라 금융에 참여를 검토 중이다.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식량과 의약품 등을 제공하는 인도적 차원의 사회공헌 활동도 준비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경영연구소를 통해 남북 간 사업 확대 등에 따른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통일금융준비위원회를 꾸려 추진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개성공단에 국내 은행 지점이 추가로 허용될 경우에 대비해 개성지점 설치도 준비 중이다.

신한금융그룹은 미래전략연구소를 통해 ‘남북 경협 방향성 및 북한 금융경제현황’이란 연구를 진행 중이다. 신한은행은 발전소·고속도로 등 민간 투자사업의 금융 지원 경험을 살려 북한 관련 인프라 사업에 금융을 주선하거나 금융 주관사로서 역할을 모색할 계획이다.

NH농협은행은 2009년 중단한 금강산지점의 영업 재개를 검토 중이다. 앞으로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경우 과거 경험을 살려 다시 현지에 진출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농협은행은 2006년 금강산 특구에 지점을 열고 3년가량 운영했다. 당시 중국 동포를 포함한 6명의 직원이 금강산을 찾은 관광객과 현대아산 직원들에게 환전 서비스 등을 제공했다. 최세현 농협은행 과장은 “전산망이 남쪽과 연결되지 않아서 송금할 일이 있으면 관련 정보를 팩스로 보내 처리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주정완 기자 jw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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