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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104세 안락사를 보고

호주의 유명 과학자 구달이 "병은 없지만 더 불행해질 것 같아서" 안락사를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조력 자살을 허용하는 스위스에서 베토벤 9번 교향곡의 마지막 부분 '환희의 합창'을 들으며 스스로 주사약 밸브를 열어 품위있게 생을 마감했다는 것이다. 이 기사를 보고 나는 정말 놀랐다.104세에 안락사라니.

그는 104세란 나이에 이르게 된 것을 매우 후회한다고 했다. 그가 선택한 스위스의 이터널 스피릿(Eternal Spirit)이라는 기관은 불치병이 아니어도 본인이 조력 자살을 원한다면 안락사를 허용하는 곳으로 비용이 아주 비싼 곳이다.

구달 박사도 모금을 통해서 비용을 충당했는데 그는 "죽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게 정말 슬픈 일" 이라며 노인의 조력 자살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는 안락사를 옹호하는 국제기구에서 활동했으며 "노인이 삶을 억지로 지속해야 하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는 도구로 내가 기억 되기를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이는 하는 일 없이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는 많은 노인들에게 공감이 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원하는 많은 자유 중 죽을 자유도 꼭 필요한 것 같다. 구달 박사는 100세까지 논문도 쓰고 연구 활동을 하였다고 하니 이분은 100세에 죽지 못한 걸 후회한 것 같은데 100세에 병원 신세를 안 지고 생을 마감한 스콧 니어링 박사가 생각난다.



미국 메인주의 숲속에 굿라이프센터라는 농장을 설립한 유명한 자연주의자 니어링 박사는 죽음이 다가왔을 때 스스로 음식을 끊고 초연하게 생을 마감했다. 그도 존경스럽지만 평화롭게 자기 의지대로 죽음을 선택한 남편을 옆에서 도와준 그 아내 역시 존경스럽다.

조화로운 삶을 실제로 실천한 자연주의자의 철저한 근본주의와 생활철학-자급자족 노동, 독서와 음악 그리고 이웃 봉사-에 저절로 머리가 숙여진다.


김영훈 / 전 한국수입업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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