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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 뉴스] 로라, '한인회장직 내려놔라'

김석하 / 논설위원
김석하 / 논설위원 

[LA중앙일보] 발행 2018/05/22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8/05/21 20:52

4월 23일 로라는 LA한인회장 연임에 도전하기 위해 후보등록 서류를 받아갔다. 29일 LA폭동 26주년을 맞아 한흑 커뮤니티 관계자가 모인 자리에서 로라는 "우리 커뮤니티도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5월 2일 버몬트와 7가 인근 주차장에서 에릭 가세티 LA시장과 허브 웨슨 시의장이 "이 자리에 '홈리스 셸터'를 만들겠다"고 충격적 발표를 했다. 옆에 선 로라는 박수를 쳤다. 그러면서 "버몬트 애비뉴는 노숙자가 가장 많다. 이들이 한곳으로 모일 곳이 있으면 업주도 편하고 행인도 안전하다고 느낄 것"이라며 "한인회는 셸러 건립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하루가 지난 5월 3일. 로라는 전날 자신의 발언과 '전혀 다른' 한인사회의 들끓는 반대 여론을 접했다. 5월 6일 셸터 지정 1차 반대 시위가 열렸다. 로라가 연단에 오르자 참석자들 사이에서 "내려가라" "당신은 아니다" "여기 안 산다고…" 등의 비난이 터져나왔다. 로라는 "이유 불문하고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조아렸다.

17일 로라는 상대 후보가 나오지 않아 차기 한인회장에 당선됐다. 2년 전에 이어 또다시 무투표 당선. 로라는 울음을 터트렸다. 바로 다음날 18일, 로라는 당선증을 받으며 전날과 달리 활짝 웃었다. 이어진 19일 버몬트 길, 대규모 3차 시위에서 많은 시민은 심각한 얼굴로 셸터 저지 투쟁을 벌였다.

짧은 20여 일 동안, 한인회장 로라 개인과 한인사회는 출발선과 표정이 다른 '쌍곡선'을 그렸다. 꼭짓점은 하늘과 땅이었다.

이 시점에서 로라에게 고언한다. '한인회장직에서 물러나라'.

포기해도 재임해도 다 욕을 먹겠다고 생각한 로라로서는, 차라리 투쟁과 봉사로 실수를 만회하겠다고 결심했을 수 있다. 그 마음이 울음과 웃음으로 표출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상 한인사회 정치인인 한인회장으로서 지역민심을 파악하지 못한 채 중심을 잡지 못한 것은 돌이킬 수 없다. 가뜩이나 한인회는 이전부터 한인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번 로라의 '돌출 실수(미숙)'는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로라가 차기 회장직(임기 2년)을 다시 맡을 경우, 한인회는 '웃기는 쓸모없는 단체'가 되기 십상이다. 시장이나 시정부 관계자들한테는 "한인회(장)가 이랬다저랬다 믿을 단체(사람)가 아니군"이라는 소리가 나온다. 민족학교나 일부 홈리스 봉사자ㆍ성직자 등 셸터 지지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예정대로 내년 1월 셸터가 성사된다면, 로라는 한인사회 첫 번째 '역적'이 될 것이 자명하다. 셸터 반대 운동의 극렬한 에너지는 로라를 향해 허탈감을 분노로 쏟아낼 것이다. 사상 초유의 퇴진 운동이 벌어질 수도 있다.

로라는 험악한 역풍을 이겨낼 수 있겠는가. 당장 10월, 11월 있을 한인회 창립 행사에서 기금을 모금할 수 있겠는가. 또 셸터가 건립되면 1년 반이나 남은 잔여 임기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아직 새로운 임기(7월)가 시작되지 않았다. 한인회장직을 접어야 한다. 한인회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그래야만 한다.

그렇다면 지금 상황에서 한인회장직은 누가 맡아야 하는가. 여론의 무게로 봐서 한시적으로(셸터 성패 여부가 나올 때까지) 셸터 저지 반대위원회나 시위에 앞장서는 한인 중에서 나와야 한다. 혼자가 아니라 두세 명의 집단 체제도 좋다. 이 경우, 파생될 각종 문제는 한인회 이사회에서 하루빨리 결정하면 된다. 로라는 원한다면 한인회 산하 정치 분과위를 맡아 셸터 저지 운동에 백의종군하는 게 낫다.

로라에게 2년 전 회장 취임 때 한인회를 정치단체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늦었지만 물러서서, 그 씨앗을 키우는 게 그의 일이다. 지금이 그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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