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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앨범 속 추억을 꺼내며

정현숙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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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8/05/24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8/05/23 20:23

오랫동안 꺼내 보지 않아 먼지가 쌓여 있는 책꽂이 아랫단에 쭉 꽃혀있는 앨범들을 보면서 얼마나 많은 추억의 흔적이 쌓여 있을까 생각해 본다.

정리를 잘하는 남편은 찾아보기 쉽게 연대 순으로 번호를 써 놓았다. 1번 앨범을 꺼내어 첫 장을 펴 보니 우리 가족의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52년전 우리 부부 결혼 사진이 나온다. 흑백의 부부 사진이 너무 젊어 생소해 보인다.

그후 계속 나타나는 아이들 사진. 창경원 돌계단 위에 두 손 잡고 얌전히 서 있는 꼬마 숙녀 큰 딸. 휴가 나온 삼촌의 검은 안경을 쓰고 폼 잡은 작은 신사 둘째 아들. 꽃밭 옆에서 긴 머리 묶어 예쁜 모자 씌워 찍은 막내의 귀여운 모습. 계속되는 사진들은 모두 삼남매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우리 부부는 천천히 변해가는 것 같은데 사진 속 아이들은 쑥쑥 커간다. 첫째 딸이 결혼하여 앨범 속 자신의 중요한 기록이 담긴 사진들을 빼 가고, 둘째도 셋째 도 차례로 빼가고 나니 생선살 다 발라먹고 가시만 남은 모양새가 되었다.

남아 있는 사진을 모아 정리해 놓은 것이 지금의 앨범이다. 아이들은 모두 떠나고, 사진도 함께 떠나고…. 너무 허전해 나의 마음을 담아 보았다.

그리운 나의 삼 남매

내 나이 70 넘어 80이 낼 모레 / 지나온 세월이 까마득하기만 하네

어렸을 적 치마폭에 매달리던 삼남매가 / 이젠 저만치 앞서가며 따라 오라 하네

가슴 시린 이야기와 즐거움도 많았지만 / 먼 옛날이 너무 그리워지네

희어진 머리와 쭈그러진 살갗이 / 이젠 그만 쉬라고 재촉하는 것 같네

꼼지락 거리던 강아지같고 / 한들거리든 예쁜 꽃같던 / 나의 작은 삼남매를 / 다시 품안에 안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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