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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라운지] 북미, 대화와 대결

전격적으로 시작한 회담은 전격적으로 취소됐다. 2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5개국 기자들 앞에서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폐기한 지 몇 시간 뒤였다. 전례 없는 속도의 대화 무드는 일단 여기서 멈췄다.

대화 노력 자체가 이전처럼 다시 실패한 것인지, 다만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잠시의 여백인지는 알 수 없다. 타결에 이르기 전까지 대화와 대결은 뒤섞여 있어 분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대화 국면에서도 대결의 양상은 사라지지 않으며 대결이 첨예한 상황에서도 대화는 배제되지 않는다. 미국은 북베트남과 평화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회담 기간 가능한 최대한의 규모로 북베트남을 맹렬히 폭격했다.

어찌 보면 대화는 대결의 다른 얼굴이고 대결은 대화의 다른 이름이다. 헨리 키신저는 중국과 국교 정상화 과정에서 아무도 모르게 했다고 할 정도로 극비를 유지했다. 과정은 가리고 결과만 보여줬다. 냉전이 절정이던 시기에 유용한 방식이었다. 회담 취소가 대결의 시작일까, 아니면 대화의 일부일까. 대화의 진행 과정이 실시간으로 알려진다고 해도 모든 것이 다 드러나지 않는 상황에서는 단계마다 일희일비하기 십상이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 7시간 뒤 반응했다.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 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 측에 다시금 밝힌다."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김정은 위원장의) 위임에 따라 발표한 담화다. "마음이 바뀌면 주저 말고 내게 전화하거나 편지해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단서에 대한 화답으로 보인다.



북한이 극도로 싫어하는 리비아식 해법을 놓고 벌인 회전은 일단 끝났다. 그 끝이 대화 2장이기를 바란다.


안유회 논설위원 ahn.yooho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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