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오픈 업] 왜 아이들은 주의가 산만할까

주의산만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애디튜드(ADDITUDE)라는 잡지가 있다. 그 책에서 내가 배운 집 청소의 요령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 우선 각 방에 속하지 않는 물건들은 복도 한가운데에 내어 놓는다. 그리고 각 방의 정리가 다 끝난 후에 복도에 있는 물건들을 차례 차례로 제자리에 찾아다 놓는다.

옛날의 나라면 처음 방에 잘못 놓여있던 물건을 들고 옳은 방에 가는 순간에 그 방을 치우느라 정신이 없고, 그러다가 또 다른 방으로 이동하다 보면 결국 한 방도 마무리를 못하고 말았었다. 이제는 이 잡지가 웹사이트에도 있으니 나처럼 살림살이에 어설픈 주부에게는 큰 도움이 될 듯하다.

나는 매일 매일의 수첩에 그날 일은 물론 앞으로의 계획이나, 아이들과의 약속들을 모두 적어 놓는다. 그렇지 않으면 대화를 했더라도 흘려 들어 까맣게 기억에서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많으니까. 그래서 세 아이를 기르는 동안에 반드시 엄마가 수첩에 적어놓는 것을 확인해야 아이들도 안심을 하였다. 나의 경우처럼 전두엽이 완전히 성숙한 어른에게도 이런 여러 가지 문제가 일어나는데, 아직 감정 뇌만 발달해 있고 전두엽이 미숙한 어린이들은 어떻게 도와야 될까?

도대체 ADHD는 무엇 때문에 생기고 어떻게 치료를 해야할까? 이 증상은 아이가 게을러서 오는 것도, 부모의 잘못된 교육 때문도 아니고, 가족력 때문에 태어날 때부터 온 두뇌 화학 물질의 불균형 때문이다. 대부분은 남아가 여아에 비해 4~9배로 걸릴 확률이 높은데, 조부모나 부모 등 집안의 유전인자를 통해서 전해진다. 가끔은 세대를 건너뛰기도 하기 때문에 직계 가족에는 없더라도 피가 통하는 먼 친척 등에서 발견될 때도 있다.



우리의 전두엽(prefrontal lobe)은 아이가 탄생한 후에 성장을 시작해서 25~30세가 되어야 성숙이 완성된다. 이 두뇌가 하는 일은 주의집중, 고도의 정신기능, 기억은 물론, 판단이나 계획 같은 기능을 관장하며, 감정의 억제 작용을 한다.

갓 태어난 아기를 보면 아직 전두엽이 발달하기 이전이라 동물과 비슷한 상태다. 배가 고프거나 몸이 아플 때, 스트레스가 있어서 싸우거나 도망치고 싶을 때(예를 들어 엄마가 옆에 없는 경우)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불안하거나, 화가 나거나, 슬퍼진다. 어린 아이가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려면 전두엽이 기능을 잘해야, 감정을 억제하고 주의를 집중해서 선생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그러려면 두뇌에서 도파민이라는 커피 비슷한 항진 물질이 나와 주어야 하는데, 이 물질이 잘 나오지 않는 상태로 태어난 것이 ADHD이다.

그러나 이 어린이들도 자신이 좋아하는 체육시간이나, 특별히 흥미있는 분야일 때에는 도파민이 많이 생성되어 나오기 때문에 주의 집중이 가능해 진다. 또한 일대일로 공부하면 도파민이 많이 나온다. 아무리 정신을 차리고 공부를 하려고해도 집중이 안 되는 어린이들은 자신에 대해 실망을 하게돼 우울해지기 쉽고 자신을 믿지 못하게 되니 불안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나무라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에 대한 반항도 올 수 있고 차차 거짓말이나 도둑질, 또는 잦은 싸움 등의 행동 장애까지 초래될 수 있다. 그래서 열등감이나 우울증을 (특히 중학교에 가서 오기 쉽다) 예방하려면, 대부분 초등학교 3학년 정도나 그 전에 치료를 해주는 것이 좋다.

신체적 치료로는 운동 이외에도 약물 복용 후 3시간이나, 8시간 동안 때로는 길게 12시간 동안 체내에 머물며, 도파민을 증진시키는 약물 치료가 아주 효과적이다. 이 약물 때문에 중독되는 환자를 나는 보지못했다. 단 자신의 체중에 맞는 적당량을 충분한 기간 동안 사용해야 한다.

미 연방법에 의하면 주의 산만증 환자는 장애인이다. 눈이 멀거나 귀가 안 들리는 학생을 학교에서 특별히 도와주어야 하는 것처럼 주의 산만증 진단을 받은 학생은 504 플랜이나 I.E.P.의 혜택을 누릴 자격이 있다. 물론 집에서의 환경개선도 아주 중요하다. 아이를 야단치는 대신에 자기 나이보다 두 세 살 어리게 행동하는 경우에도 칭찬할 만한 행동이 있나 살펴보고 용기를 불어넣어 주면 희망을 갖게 된다.

네 번째는 영적인 도움이다. 기도나 명상 등을 통해서 아이들은 용기를 얻을 수 있다. 심리적, 신체적, 환경적, 영적인 도움을 받으면 아주 효과가 좋은 것이 ADHD치료이다. 최근 17살 고교시절, 영어시간에 책을 쓴 테일러라는 대학 1년생의 'ADHD & Me' 라는 자전적 책을 많은 학생들과 부모님께 권하고 싶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