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뉴스 속 뉴스] 우주선에서 방귀는?

김석하 사회부 부장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가 신비로운 우주로 날아올랐다.

남의 일처럼 생각하다 막상 '우리나라 사람'이 우주인이 되니까 별의별 정보가 다 재미있고 신기하다. 너무 과학적인 정보보다는 우주선에서 사람이 뭘 먹고 뭘 입고 어떻게 자나 등이 일반인들의 관심이다.

점잖은 과학자들이 잘 안 가르쳐 주는 얄궂은 의문도 있다.

'밀폐된 우주선에서 방귀는?'.



사람들은 하루 평균 13~15 번 가량 방귀를 뀐다고 한다.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 그 양은 평균 600~700cc 최대 1500cc 정도다.

문제는 지구에서야 '방귀=냄새'라는 정도지만 우주선에서는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폭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귀는 70%의 공기 혈액에 녹아 있던 20%의 가스 그리고 음식물이 장에서 분해 되면서 생긴 10%의 수소와 메탄가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수소와 메탄가스는 고약한 냄새의 원인이며 인화성을 갖는 위험 물질이다.

따라서 인체에 방귀가 과다하게 축적돼 있으면 그 폭발력으로 인해 우주선 안의 기압이 급강하 할 때 장이 파열될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NASA는 수 십 년간 방귀를 연구해 왔다.

방귀의 세기를 측정하는 일명 '캐멀러스 방귀 등급 척도(Camelus Wind Scale)'라는 고도 정밀 기계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요즘엔 우주복과 우주선 화장실에 방귀를 빨아 들이는 장치가 탄생하게 됐다. 이소연씨가 입고 있는 5억짜리 우주복 '소콜('매'라는 뜻)'에도 순간 방귀 흡입기가 있다.

놀랍게도 최첨단 우주과학 기술과 민망한 방귀 연구는 그 궤도를 같이 해온 셈이다.

우주선에서만 방귀가 문제되는 것은 아니다. 지구 곳곳에서도 문제다.

'냄새가 난다' 라는 말이 있다. 뭔가 석연치 않거나 켕기는 구석이 엿보인다는 뜻이다.

한 국가 한 사회 한 조직에서도 얼마나 많은 '구린 내'가 나는가. 또 방귀를 뀌어놓고도 짐짓 모른 채 하는 뻔뻔한 사람들도 수두룩하다.

올 한국 총선에서도 과거 썩은 냄새를 풍겼던 인사들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금배지를 달았다. '저런 사람이 또' 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LA한인사회에서는 지난 한인회장 선거에 너댓명의 인사들이 출마 냄새만 피우다 막판 포기하면서 유권자들을 혼란케 했다. 본인들은 밀약.뒷거래가 없었다고 부인하지만 여론은 '냄새가 난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인회관 간판 문제로 내분을 겪고 있는 한미동포재단은 이사장파와 축출파 간의 '방귀 전쟁'까지 일고 있다. 서로 상대방의 켕기는 구석을 폭로하며 법정 소송 운운하고 있다.

또 있다. 일부 비영리 단체장들은 회계 처리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다. 자료를 내놓으라고 해도 시간만 끌거나 용도를 슬쩍 바꿔놓고 모른 체 한다.

숨 한번 꾹 참고 관대함을 발휘해도 여기 저기서 뀐 '방귀'가 쌓이면 사회는 오염된다. 피해자는 그 역한 공기 속에 사는 일반 시민들이다.

80년대 초반 개그맨 김병조는 '지구를 떠나거라~'라는 유행어를 히트시켰다.

'반사회적 방귀'를 확 빨아들여 없앨 방법이 없다보니 그런 방귀 뀐 자들을 지구에서 영원히 떠나게 하고 싶은 마음이다.

쑥쓰럽지만 지금 이 시간이면 이소연씨는 이 땅의 썩은 방귀와는 차원이 다른 '우주 방귀'를 수차례 뀌었을 것이다. 건강하시길.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