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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호 전투' 참전 미군, 미국 현충일 맞아 한자리에

[연합뉴스] 기사입력 2018/05/28 11:14

미주리주 스프링필드서 격전 당시 회고, 동지애·한국에 대한 애틋한 정 나눠
"다리에 불붙어 타는데 따뜻함 느껴", "총상 부위 혈액이 바로 얼어 자연 지혈"

미주리주 스프링필드서 격전 당시 회고, 동지애·한국에 대한 애틋한 정 나눠

"다리에 불붙어 타는데 따뜻함 느껴", "총상 부위 혈액이 바로 얼어 자연 지혈"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한국전쟁 당시 가장 참혹했던 격전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장진호 전투에 몸을 던졌던 미군 병사들이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5월 마지막 주 월요일)를 맞아 한자리에 모였다.

대부분 10대 후반·20대 초반이던 푸른 청춘들은 구순의 나이가 돼있다. 이들은 앞서 간 참전 동지들을 기리고 전우애를 다지며 온몸에 새긴 한국전쟁의 기억, 한국에 대한 애틋한 정을 나눴다.

장진호 전투에 참전한 미 육군들로 구성된 '장진호 전투 생존자 모임'(Army Chapter of the Chosin Few Reunion)은 27일 미주리 주 스프링필드 시의 오아시스 호텔 & 컨벤션센터에서 31번째 연례 모임을 개최했다.

장진호 전투 다큐멘터리 관람과 전사자 추모 예배 등으로 시작된 1박 2일 일정은 보은 만찬에 이어 참석자 모두가 손을 잡고 둘러서서 강강술래를 돌며 마무리됐다.

미 중서부한인회연합회로부터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새겨진 겨울 외투를 선물 받은 참전 노병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손으로 어루만지며 감회에 젖기도 했다. 시카고에 기반을 둔 미 중서부한인회연합회 김길영 이사장은 연합뉴스에 "스프링필드 한인회의 요청으로 올해 처음 행사를 후원하게 됐다. 미 전역에서 25명의 장진호 전투 참전 용사가 가족들과 함께 참석했고, 한인단체 관계자들을 포함하면 약 100명이 모였다"며 소식을 전했다.

어니 워트링(85) 장진호 전투 생존자 육군 지회장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미 전역에 200여 명의 동지들이 살아있었으나 이제 대부분 세상을 떠나고 77명만 남았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살인적 추위 속에 싸운) 장진호 전투 참전 용사들은 다수가 동상(凍傷)으로 인해 손가락·발가락을 절단했다"며 "전투 회고담을 들으며 참석자 모두가 눈물을 쏟았다"고 말했다.

16세 때 나이를 속이고 자원 입대해 한국에 파병, 장진호 전투에 투입됐다는 엘리엇 소틸로(83)는 "총상을 크게 입었는데, 흘러나온 피가 금세 다 얼어붙어 자연 지혈이 돼 살았다"며 "하지만 중공군에게 포로로 잡혀 휴전협정 체결 때까지 3번의 생일을 중국 포로 수용소에서 맞아야 했다"고 회고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네이팜탄 폭격으로 인해 다리에 불이 붙고 타들어 가는데, 오랜만에 처음으로 따뜻함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탄약이 다 떨어지고 차량마저 폭격을 맞아 모두 고장 나자 부상병들이 '우리를 버리고 이곳을 떠나라'며 등을 떠밀어 울면서 철수했다"는 사연 앞에서는 모두 숙연해졌다.

장진호 전투는 1950년 11월 말부터 12월 중순까지 함경남도 개마고원의 저수지 장진호에서 벌어진 격전으로, 미군 1천29명이 사망하고 4천894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군 전쟁사에서 가장 고전한 전투로 기록돼있기도 하다.

장진호 전투 참전 미 육군 생존자 모임은 1983년부터 여러 도시를 돌며 열리다가 10년 전부터 스프링필드에서 개최되고 있다.

미 중서부한인회연합회는 "참전 용사들끼리 모임을 이어오다 10년 전부터 스프링필드 한인회가 후원에 나섰고, 올해 처음 규모를 갖추게 됐다"며 "모임 후원을 연례 사업에 포함시켜 생존자가 단 한 분 남을 때까지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한국 정부의 미국내 한국전쟁 기념사업과 참전 미군 지원은 형식에 그쳐왔고, 그마저도 대도시 행사에 편중돼 있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한국전 참전 용사들은 기억하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차 한다"면서 "한국정부와 한인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대상이다. 보은의 뜻도 있지만, 대한민국을 알리고 친한(親韓) 세력으로 흡수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chicagor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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