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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미] 수석 수집가 석상길씨 '돌이 전달하는 언어에 매료'

[LA중앙일보] 발행 2008/04/19 라이프 8면 기사입력 2008/04/18 11:19

미국서 발품 팔며 본격적인 탐석여행…욕심 버린후 수석 자태 눈에 들어와

캐온 돌들을 솔로 닦으며 손질하고 있는 석상길 씨.(왼쪽부터) 리빙룸의 한쪽 벽을 장식하고 있는 석상길 씨의 소장 수석들.

캐온 돌들을 솔로 닦으며 손질하고 있는 석상길 씨.(왼쪽부터) 리빙룸의 한쪽 벽을 장식하고 있는 석상길 씨의 소장 수석들.

“제 성이 석(石)씨입니다. 돌을 사랑하고 모으는 수석의 취미는 태어남과 함께 운명 지어진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수석이라는 고매한 취미를 즐기는 석상길(68·시인) 씨가 돌을 닮은 미소로 말한다.

수석(水石)은 물의 힘에 의해 자연적으로 형태와 색깔이 형성된 자연석을 찾아 모으며 감상하는 취미를 말한다. 자연을 축소해 담고 있는 돌 한 덩이를 찾아 나서는 길은 자연으로 떠나는 오디세이요, 자연과 벗 하며 마음의 평화를 갖게 한다. 현재 수석은 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에서 점차 그 인구가 늘고 있는 취미 활동이다.

석상길씨가 처음 수석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1968년. 첫 직장을 잡아 일하고 있던 그에게 어느 날 직장 근처 수석 가게의 돌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 후 양수리 국수리 남한강 금강 일대 등 조선 팔도를 돌아다니며 돌을 찾아 다닌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36년 전 미국으로 건너온 이후 그의 탐석 무대는 더욱 넓어졌다. 근교의 호수와 강 주변은 말할 것도 없고 애리조나 유타 알래스카까지 그는 다리품 팔기를 마다하지 않고 돌을 찾아 다녔다. 한 나절에서 달포에 이르는 탐석 여행은 아무래도 혼자 떠나는 게 제격이다. 여러 명이 함께 가면 마음이 산란해져서 돌이 눈에 뜨이질 않기 때문이다.

"돌은 자신을 향해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어옵니다. 돌의 언어를 가까이 하면 태고의 언어를 들을 수가 있는 것이죠. 범인들이야 돌 앞에 멈춰서는 일이 없지만 세월을 서둘러 살지 않고 돌에 이끌린 사람들은 평생 돌은 놓지 않습니다."

북가주의 엘 강 근처는 그가 돌을 찾기 위해 자주 찾는 장소. 까만 바탕 한 가운데 하얀 색 물감으로 그림이라도 그려 놓은 듯 선명한 춤추는 여인의 이미지가 담긴 돌을 주은 곳이 바로 여기다.

그는 마치 정으로 쪼아 조각을 하거나 물감으로 색조를 입힌 것 같은 기암괴석들을 제법 소장하고 있다. 반들반들 윤이 나는 까만 색 돌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원산평원의 형상이다. 아이 못 낳는 여인들이 아침저녁으로 문지르며 사내아이를 점지해 달라고 빌었을 성 싶은 남근 모양의 돌을 바라보며 진정 자연만한 조각가가 없음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조가비 화석이 박힌 돌은 사군자 가운데 국화를 그려놓은 것처럼 화사하다.

지난 번 탐석 여행에서 주워온 붉은 색의 돌을 솔로 문지르며 그는 자랑스레 말한다. "붉은 색 바위가 가득한 세도나가 좋은 기로 가득 차 있다는 것 알고 계시죠? 붉은 색 돌은 부와 행운 사랑과 지혜를 가져다 준다고 알려져 있어요."

이렇듯 어렵게 채석한 돌이지만 워싱턴 DC의 국립 수석 수목원 내 분재와 수석 박물관에서 수석 전시를 마친 뒤에는 남가주의 바닷가에서 채석한 산수 경치 수석과 사막에서 주워온 바닷가 절벽 모양의 수석 두 점을 선뜻 기증하기도 했다.

좋은 수석을 많이 소장하고 있는 그이지만 처음부터 눈에 돌들이 쏙 들어왔던 것은 아니다. 찾으려는 욕심이 너무 크던 시절 돌은 꼭꼭 그 모습을 숨겼었다. 돌과 더불어 노닐며 돌과 내가 하나임을 깨닫기 시작하던 때부터 돌은 그에게 보석 같은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탐석 여행 때마다 물건을 건지는 것은 아니지만 명산명석이라 했다. 산수가 좋은 곳은 그 산수를 빼어 닮은 수석이 많이 발견된다. 설사 돌 하나 못 줍고 온다 할지라도 그 빼어난 산수를 눈이 시리도록 즐기고 오니 허탕친 것만은 아니다.

돌을 아끼고 사랑하는 그에게 있어 돌만큼 좋은 시의 소재는 없다. 돌을 찾으러 길을 떠나고 캐온 돌을 닦은 후 돌과 함께 놀며 쓴 그의 시들은 돌을 닮아 겸허하며 둥글둥글하다. 돌과 오랜 시간을 지내다 보면 그 누구라도 돌과 같은 도의 경지에 올라있게 될 터이다.

돌과 오래 벗해 온 그는 이제 돌이 건네 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귀가 열렸다. 강가와 사막을 떠난 돌이 얼마나 고향을 그리워하고 있는지를 알게 된 그는 요즘 캐온 돌을 다시 그 돌이 속해 있던 자연에 돌려주는 방생을 실천하고 있다. 우리들처럼 돌도 제 자리에 있을 때라야 비로소 숨을 쉬고 환희의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그가 돌과 벗하며 체득한 지혜이다.

스텔라 박 객원기자

경치가 좋아야 ‘명품’ 많아

산수가 좋은 곳은 그 산수를 빼어 닮은 수석이 많이 발견된다. 강이나 호수 등 물의 흐름이 바위를 깎아 놓는 곳에 좋은 돌들이 많다. 가까이로는 앤젤레스 포리스트 주변의 계곡, Lake Isabella, 북가주의 Ell River, Kern River, Three River 등이 좋은 채석장이다. 국립공원과 국유림에서는 채석을 할 수 없다. 채석을 위해 따로 라이센스가 필요하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주차 패스를 눈에 보이도록 매달아 놓아야 한다. 수석에 필요한 장비는 긴 드라이버, 무게를 받쳐주는 장치가 딸린 배낭, 솔, 헝겊, 돌을 고정시켜주는 나무 받침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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