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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우리 애를 정신과에?'

[LA중앙일보] 발행 2008/04/21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08/04/18 18:42

수잔 정/카이저병원 소아정신과 전문의

"저의 친구 아들은 뉴포트비치의 소아 정신과 의사에게서 SPECT라는 특수 촬영을 해서 ADHD(주의산만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닥터 정은 그런 검사도 하지 않고서 어떻게 제 아들을 진단하실 수 있으세요?"

공부시간에 말을 많이 하며 선생님의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큰 소리로 답을 하는 소년 때문에 여러 선생님들이 그 동안 그 소년의 정신감정을 어머니께 권고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아버지의 반대 때문에 미루어 왔었다. "내가 자랄 때와 아이가 비슷한데 무슨 문제가 있다고 정신과 의사를 보라는 거야? 혹시 우리가 한국 사람이라고 차별하는 것 아냐?" 성난 아버지의 대꾸였다. 그러나 학업 성적이 우수하던 소년이 5학년이 되면서부터 'F'를 받아오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할 수 없이 정신과를 찾았던 것이다. '주의산만증' 증세가 어느 정도 있더라도 초등학교를 시작한 어린 시기에는 큰 탈이 없는 경우도 많다.

부모님의 꼼꼼한 살핌과 격려를 잘해주는 선생님들의 덕분에 그럴 수 있다. 게다가 '주의산만증'이 있더라도 지능이 높은 아이들은 성적을 유지한다.

그러다가 문제는 사춘기를 맞으면서 일어나는 온갖 신체적 사회적 그리고 심리적 스트레스를 당하면서 생기기가 쉽다. 특히 성장 호르몬이나 성호르몬의 갑작스런 분비는 몸의 변화는 물론 정서의 불안정을 초래하기 쉽다.

특별히 9~11세의 여아들 경우 아직 월경을 시작하기 전이더라도 심한 우울 증상이나 불안 장애가 올 수 있다.

남아의 경우 11~13세 사이에 사춘기 변화가 온다고 하지만 몸의 변화보다 더 어려운 것은 인간관계의 혼돈과 갈등이다. 여태껏 자신의 리더이며 지도자라 여겨왔던 부모와의 관계에 큰 제동이 걸리는 것이다. 이제는 부모와 가까이 있는 것을 친구들이 볼까 겁난다. 물론 집밖에서는 더욱 더 그렇다. 왜냐하면 서구 사회에서는 어른이 되면 독립된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가르치며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른이 되는 18세 이전에 '혼자 서기' 연습을 해야 한다. 싫건 좋건 간에 자신이 본인의 리더가 되어야 할 수 밖에 없다. 아니면 자신 '또래'의 친구가 인정을 해주면 힘이 난다. 그래서 '또래'가 중요해지고 'Peer Pressure'(또래와 비슷해져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란 말이 실감나는 시기이다. 부모가 아무리 선의의 충고를 하지만 부모의 타이름과 지시를 받는 것은 곧 어린아이 취급을 당하는 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니 이 5학년짜리 아이가 갑자기 'F'를 받는 것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게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모든 아이들이 사춘기에 들어섰다고 해서 학교공부에 실패하는 것은 아니다.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해둔 '주의산만증' 환자의 절반 정도에게 합병증으로 우울증세가 온다. 우울한 청소년들은 어른들처럼 한숨 쉬고 슬퍼하며 구석에 앉아있지 않는다. 물론 그런 청소년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대부분은 한없이 잠만 자고 음식을 마구 먹어서 살이 찌고 혼자서 고립된다.

세상이 재미없고 "지루하다(bored)"는 말을 해대거나 아니면 그 반대로 약이나 술을 마시며 가출을 하거나 심하면 갱단에 가입을 한다. 주의산만증세에는 여러 진단법이 응용되지만 지난 60여 년간 사용되고 인정받는 "눈과 말로 하는 진단"과 그에 따른 치료를 따를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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