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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호 역사 칼럼] 두 시간 차이로 갈린 운명 ‘전화기 특허’

전화기는 현대인의 필수품이다. 스마트폰이 개발된 이후에는 사람이 전화기에 의존하는 현상이 더구나 심해졌다. 현대인은 단 몇 분이라도 전화기 없으면 극도의 소외감이 들 정도이다. 처음 전화기 발명은 두 사람에 의해 각각 독자적으로 개발되었는데,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보다 두 시간 먼저 특허를 등록해 온갖 명예와 부를 독차지하고, 나머지 한 사람은 헛수고 한 일이 있었다. 바로 그레이엄 벨(Graham Bell)과 엘리샤 그레이(Elisha Gray)라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그레이엄 벨은 원래 전기공학에는 문외한이다시피 했다. 벨의 Bell의 아버지는 농아를 가르치는 교사로서 명성이 높았다. 농아가 발성법을 배울 수 있도록 음성학적 기호를 세계적으로 체계화시킨 인물이었다. 벨은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농아를 가르치는 교육에 전념하다가 나중에는 보스턴 대학의 음성 생리학 교수가 되었다. 음성에 관해 깊이 연구하던 Bell은 전기 통신에도 관심을 두게 되었다. 음성 감각에 관해 연구하면서 자연히 전기를 이용해 목소리를 전달할 수도 있겠다는 아이디어를 갖게 된 것이다. 계속 집중적으로 연구한 그는 마침내 1878년 2월 14일 특허청에 전화기 특허를 신청했다.

다른 한편, 엘리샤 그레이라는 사람은 1850년대부터 발명가로 활동하던 사람이었다. 특히 전기 통신에 많은 관심을 가져 1870년에는 다소 복잡한 통신 장치를 발명하기도 했다. 그는 전기 통신 회사인 웨스턴 유니온(Western Union)의 후원으로 기존의 전신 장치를 개선하는 일에 열중하였다. 그러던 중 그는 전기를 이용하여 음성을 전할 수 있는 장치를 고안해 냈다. 고안한 초보 단계의 전화를 관계자들에게 시범을 보여주었지만, 대부분의 관계자가 그의 아이디어를 아이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 정도로 이해하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실망한 그는 거기에 대해 더는 전념하지 않고 웨스턴 유니온 전신 회사가 요구하는 다른 일에 열중했다. 사실상 그레이가 벨보다 먼저 전화기를 발명한 셈이다. 그레이는 나중에 시간이 나는 틈틈이 연구를 더 해서 그도 1876년 2월 14일 특허 신청을 했다. 알려진 바로는 엘리샤 그레이가 그레이엄 벨보다 2시간 늦게 신청했다고 한다. 당연히 전화기 발명의 영예는 벨에게 돌아가고, 그레이는 낙동강 오리알이 되었다.



사실 두 시간 차이로 발명 특허권을 놓치기는 했지만, 그레이는 그 당시에는 크게 애석해하지는 않은 것 같다. 왜냐하면, 전화기에 대한 일반인들의 반응도 역시 냉담했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은 대부분 전화기를 아동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 정도로 보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벨은 전화기를 개선하는 연구를 계속했다. 그래도 역시 사람들이 전화기에 관심을 두지 않자, 그는 웨스턴 유니온 전신회사에 연락하여 특허권을 10만 달러에 사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웨스턴 유니온 회사는 아이들이 ‘장난감’에는 관심이 없다고 하면서 그 제의를 거절했다.

그런데 이 제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이 벨에게는 오히려 전화위복이었다. 몇 년 후 전화기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높아지면서 그는 커다란 부를 거머쥐게 되었다. 그 후 그는 사업에 재능과 관심이 없음을 인정하고, 경영과 전화 설비 개발은 전문가들에게 맡겼다. 결국, 그는 본인이 관심을 많이 가졌던 음성학에 몰두하여 연구하면서 여생을 보냈다.

전기통신을 발명한 새뮤얼 모르스(Samuel Morse)와 마찬가지로 그레이엄 벨도 전기, 전화 등 과학 분야에는 문외한이나 다름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전기로 음성을 멀리 전하겠다는 집념으로 전화기를 발명하여 인류 문명에 크게 이바지하였다. 역시 도전 정신이 이루어낸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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