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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위대하게 만들 단 한 번의 기회"

싱가포르 온 트럼프
실무합의 못한 CVID 직접 담판
"진정성 1분이면 알 수 있다"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끝난 9일 영국 가디언 등 여러 언론이 실은 사진이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팔짱을 끼고 앉아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앞에 놓인 테이블을 짚은 채 심각한 표정으로 무엇인가 이야기하고 있는 장면이다. 메르켈 총리 옆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한 유럽 정상들이 서서 트럼프 대통령을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 사진 한 장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처한 국제정치적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를 제어하려는 G6와 이에 반발하는 이단아적 지도자 트럼프 대통령이 대립하는 양상을 그대로 반영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해관계를 같이하던 전통적인 동맹.우방들과 이처럼 등지는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 임하는 절박한 마음가짐으로 이어진다. 기존의 미 대통령들과 전혀 다른 트럼프식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세우고도 자신의 세계적 리더십을 확고하게 할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핵심인 비핵화 합의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지향점에 맞춰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핵심 사안에서 한두 가지를 크게 양보받고 이를 내세우는 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싱가포르로 출발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이 진정성이 있는지 아닌지 아는 데 얼마나 걸리겠느냐는 질문에 "얼마나 걸릴 것 같은가? 1분 안에 난 알 수 있다"고 자신했다.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시작되는 시간은 싱가포르 현지시간 오전 9시다. 통상 정상회담을 하기에는 이르다고 여겨지는 시간이다. 하지만 미국 시간으로 바꿔보면 상황이 다르다. 미 동부시간으로 오후 9시는 시청자들이 TV 앞에 앉는 프라임 타임이다. 세계 여러 지도자가 당한 악명 높은 악수를 김정은에게는 어떻게 할지 표정은 어떻게 관리할지 하나하나가 리얼리티 쇼의 한 장면처럼 정교하게 트럼프 대통령의 머릿속에서 연출되고 있을 터다.

하지만 현재로선 상황이 쉽지만은 않다.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가 이끄는 미측 실무협상 대표단은 판문점에서 여섯 차례에 걸쳐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의제를 조율했지만 정상회담 결과물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CVID)를 못 박는 데는 합의하지 못했다.

실무선에서 끝내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김정은과 직접 만나 담판을 짓겠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다.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상대방을 강하게 압박하며 판을 깰 수 있다고 위협하는 게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협상의 기술이다. 그가 싱가포르로 출발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이 진지하지 않다고 느껴지면 더 이상 대화하지 않겠다. 그는 북한을 위대하게 만들 수 있지만 이번이 단 한 번의 기회"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싱가포르=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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