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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트럼프-김정은 '리얼리티 쇼'

'태산 명동 서일필((泰山鳴動鼠匹)'이란 말이 있다. 태산이 떠나갈 듯이 요동쳤는데, 나온 것은 겨우 쥐 한 마리라는 뜻이다. 이번 싱가포르에서의 트럼프-김정은 회담이 바로 그와 같다.

그동안 미국과 트럼프는 '북핵 이슈'를 두고 정말 태산이 떠나갈 듯이 요동을 쳐 왔다. 다양한 군사옵션이 있다며 강력한 전략자산을 계속 한반도에 전개시키며 강력한 대북 전쟁 연습을 해왔다. 코피작전, 참수작전 등 한반도에 전쟁이 곧 터질 것 같은 분위기도 조성되었었다.

CIA 국장이던 폼페이오는 국무장관에 취임하면서 PVID(영원한, 검증 가능한, 불가역적 핵폐기)를 역설했다. 대북 강경파 존 볼턴 안보 보좌관은 북한 핵의 테네시 오크리지 이동 및 북한의 모든 핵능력을 완전히 무력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김정은과의 대화에서 회담이 여의치 않게 되면 자리를 박차고 나올 것이라고 여러 번 큰소리를 치기도 했다. 그는 또 지난 정부들이 북핵 해결에서 실패한 전철을 다시는 밟지 않겠다고 역설해 왔다.



싱가포르에서의 회담 개최 전후를 기해서는 또 얼마나 양측간에 긴박한 상황들이 요동쳤는가. 집권 이래 최초로 해외(바다 건너)로 나가는 김정은은 단연 언론의 히어로였다. '거래의 달인' 트럼프는 이번에 무언가 깜짝 놀랄만한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 것라고들 기대했었다.

그러나 '역사적 회담' 혹은 '세기의 담판'으로 연일 언론을 장식하며 전 세계민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12일 회담은 아무런 놀랄만한 성과도 없었고 어떤 새로운 결과물도 만들어 내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마치 한편의 '리얼리티 쇼'를 연출한 것 같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양측 정상이 서명한 공동성명문인데, 거기에는 미국이 그동안 목표로 삼고 줄기차게 주장했던 CVID는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 대신 그동안 북한이 계속 사용해 왔던 전혀 새로울 것도 없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란 말이 되풀이 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CVID가 빠진 것에 대한 질문에 트럼프는 "CIVD는 핵심 의제가 아니었다, 시간 없어 못 담았다"고 대답했다. 이것은 트럼프가 북핵 이슈에 대하여 얼마나 무지한가 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나는 평생 이 문제를 공부 해 왔다"고 허풍을 쳤지만 그는 북한이 말하는 '한반도 비핵화'란 명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모르고 있었거나 혹은 무시한 것 같다.

북한이 주장하는 한반도 비핵화란 말은 (1)한반도에 핵전력 배치 불가 (2)핵을 한반도에 이동할수 있는 전력 자산 진입 불가 (3)언제든지 한반도에 핵을 반입할수 있는 미군의 철수 내지 한미동맹 해체를 의미하는 단어이다.

이번 회담에서 김정은은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은 것 같다. ① 불량국가의 독재자 이미지에서 일약 세계와 소통할수 있는 부드러운 지도자라는 인상을 각인시켰다 ② 북미관계 수립 ③ 체제 보장의 약속 ④ 4·27 판문점 선언 재확인 ⑤ 한미 군사훈련 중단 등이 그것이다. 대신 트럼프가 얻은 것은 6,25전사자 미군 유해발굴 및 송환 하나에 불과하다.

앞으로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북한 고위급 사이에 후속 회담이 약속되어 있고, 또 트럼프-김정은 간 2차, 3차 회담이 가능하겠지만 북핵 폐기는 이제 물건너 간 건 것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의 '리얼리티 쇼'가 어디까지 진행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그가 즐겨 사용하는 말대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두고 볼 일이다.


김택규 / 국제타임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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