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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입국 아동 격리 수용 전격 중단

박기수 기자 park.kisoo@koreadaily.com
박기수 기자 park.kisoo@koreadaily.com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8/06/21 미주판 1면 기사입력 2018/06/20 21:25

트럼프 대통령, 각계 비난에 행정명령 발동
부모 기소하는 '무관용 정책'은 계속 시행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가운데)이 20일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왼쪽)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오른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밀입국 가족의 격리를 중단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AP]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가운데)이 20일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왼쪽)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오른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밀입국 가족의 격리를 중단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AP]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가족 생이별에 대한 거센 비난 열풍에 결국 굴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밀입국자 가족의 부모-자녀 격리 수용 정책을 철회하고 이들을 함께 수용하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대통령은 서명식에서 "이 행정명령은 가족들을 함께 있도록 하는 데 관한 것"이라며 "가족들이 떨어져 있는 모습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행정명령 발동은 가족 격리 수용이 '비인도적'인 처사라는 비난이 점차 확산되고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반대 목소리가 커지자 한 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밀입국 성인을 모두 기소하기로 한 '무관용 정책(Zero Tolerance Policy)'에 따라 부모가 수감된 아동들을 격리 수용하는 정책은 시행된 지 채 두 달도 안 돼 폐지됐다.

국경세관보호국(CBP)에 따르면, 지난 5월 5일부터 6월 9일까지 부모와 격리돼 수용된 아동은 2342명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까지만 해도 아동 격리 수용 정책의 불가피성을 적극적으로 주장했다. 그는 전날 미국자영업연맹(NFIB) 행사에서 "부모로부터 아이를 격리하고 싶지 않지만, 불법 입국하는 부모를 기소하려면 아이를 격리해야 한다"면서 "밀입국하는 부모를 기소하지 않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었다.

하지만, 인권단체와 일반 시민들로부터 시작된 반대 캠페인은 재계에 이어 주지사들과 의회로 번졌고, 종교계와 외국의 정부와 단체들에서도 비판에 가세해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했고 결국 대통령이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날 행정명령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무관용 정책'은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앞으로도 국경 지대에서의 밀입국자 체포·단속과 이들에 대한 기소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 경우 국경 밀입국 가족은 체포되면 함께 이민구치소에 수감돼 기소절차가 종료되기를 기다려야 한다.

일부에서는 아동의 구금 기간과 조건을 제한한 1997년 연방법원 소송(Flores v. Reno)의 합의 결과에 따라 부모 기소 시까지 아동을 함께 구금하는 것도 위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운영하는 가족용 구치소가 텍사스와 펜실베이니아주에 각각 한 곳씩 있지만 수용 가능 인원이 총 3000명에 불과한 데다 이미 대부분 차 있다. 따라서 아동이 있는 밀입국 가족도 일반 이민구치소에 수감해야 하는데, 이는 아동 구금 시 최소 제약의 조건을 충족하도록 한 1997년 합의의 위반이라는 것이다.

또 2016년 연방 제9순회항소법원 판결에서는 가족용 구치소라도 아동의 최장 구금 기간을 20일로 제한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도 불구하고 인권·이민단체 등의 소송 제기가 잇따를 가능성이 높으며, 행정부가 이를 피하기 위해서 밀입국 부모에게 전자발찌 등을 채운 뒤 풀어주는 종전의 '체포 후 석방' 정책으로 회귀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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