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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우울증

카이저 병원에서 일하는 전국의 정신과 의사와 치료사들에게 최근 급한 이메일이 왔다. 45~60세 사이의 중년 여성 중 자살 기도자가 평소보다 약 10%가 늘어날 테니 각별히 주의해서 환자 치료에 임하라는 내용이었다.

지난 6월 초 뉴욕의 유명 디자이너가 자신의 아파트에서 자살한 시체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2013년에 로빈 윌리엄스라는 코미디 배우가 자살한 후에 10% 정도 자살률이 올랐던 것에 비준한 것이리라. 케이트 스페이드라는 55세의 유명 디자이너가 생을 마감한 뒤 또 다른 유명 요리사가 자신의 생명을 포기하였다.

중년의 성인이나 노인들은 과거에도 자살이 많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어린이나 청소년 중에서도 자살자가 많이 늘었다. 소녀들의 경우 2010~2016년 사이에 70%가 늘었다 한다. 특히 열 살부터 열아홉 사이의 틴에이지 여성 중에 자살을 기도하는 수가 많이 늘었다고 한다.

자살한 사람들의 동기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약 80%는 우울증을 앓고 있었거나 과거력이 있다고 한다. 그 중에도 주요 우울증 환자들은 대부분 약물 과다복용으로 자살 시도를 하고, 따라서 다른 사람에게 발견되어 생명을 건질 수 있는 기회가 많은데 비해 양극성 우울증인 경우에는 권총 사용, 목 매기 또는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기 등을 이용하기 때문에 자살 성공률이 아주 높은 것이 특징이다.



'양극성 우울증'은 치료가 일반 우울증 환자보다 훨씬 어려운 데 그 이유 중의 하나는 과대망상, 다시 말해 자신은 다른 사람에 비해 능력이 많고 병도 자신의 힘으로 고칠 수가 있다고 믿기 때문에 정신과 의사나 상담자를 거부하며, 약물 치료에도 잘 응하지 않아서이다.

한편 '주요 우울증(major depressive disease)' 은 일생 동안 여성의 30%, 남성의 15~20%에서 걸릴 수 있는 아주 흔한 병이다. 증상은 적어도 2주 동안 거의 매일 마음이 슬프고 의욕이 없으며 과거에 좋아하던 것에 흥미를 잃는다. 남성들은 성욕의 감소가 현저하다. 평소보다 잠이 많아지거나 줄어들고, 입맛에 변화가 오고, 몸이 피곤하고 , 원인 모르게 이곳 저곳이 아파진다. 주의집중이 어려워지고, 죽음에 대한 생각이 많아진다. 그러다가 더 이상 살 필요가 없다고 느껴지며, 심하면 자살을 위해 약을 모으거나 권총 등을 준비하는 심각한 단계까지 갈 수 있다.

이쯤 되면 자신이 평소 잘 할 수 있던 기능이 떨어져서 주부는 가족을 위한 식사 준비를 못한 채 누워있거나, 학생이라면 성적이 많이 떨어지고, 직장인은 평소 하던 일을 잘 못한다. 따라서 주요 우울증은 질병이며 적어도 2주 이상 동안 위에 열거한 증상 중 적어도 다섯 가지, 또는 자살 의욕이 큰 경우, 다른 다섯 가지를 동반하지 않아도 진단이 가능하다.

혹시 위와 같은 병으로 고생하는 가족이나 이웃이 있으면 빨리 전문가의 진단을 받도록 해야 한다. 죽으려는 환자들은 사실 너무도 행복하게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다. 힘든 삶의 과정 중에서 죽는 것만이 가장 빠르고 쉬운 해결 방법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많은 경우, 자살 기도는 간절한 도움 요청으로 간주된다. 누군가는 지금 우리의 따뜻한 말과 용감하게 도움을 주는 행동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한국의 자살률은 OECD국가 중에서 가장 높다고 한다. 이민 온 한인들의 자살 확률도 고국 한국인의 비율을 쫓아 간다. 미국인들보다 더 높다. 그러니 더 열심히 살피고, 옳은 곳으로 데려가서 도움을 받게 하자.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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