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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인 독거노인 총격 '그림자'

77세 한인 토머스 김씨가 소방관을 총 쏴 숨지게 한 사건은 충격적이다. 지난 25일 롱비치의 저소득 노인아파트에 사는 김씨는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과 지역주민에게 총격을 가해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당했다.

우리는 김씨가 '은둔형 독거노인'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형은 "30년 동안 소식이 끊겼다. 죽은 줄로 알았다"고 전했다. 김씨는 오래전 이혼하고 혼자 지내왔다. 노인아파트에서도 이웃과 교류가 거의 없었다.

노년층 아시아계 남성 이민자는 미국에서 가장 고립된 종족이다. 우선적으로 자신들의 나라에서 해온 것처럼 손자 손녀들에게 각별한 정성을 쏟지만, 미국 사회에 빠르게 동화하는 자식이나 손주들과의 가치 충돌을 겪는다. 집안에서 가족들의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언어 문제로 밖에 나가면 어느 누구와도 말을 섞을 수 없다.

이들이 유일하게 자신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은 같은 인종 노인들이 모이는 작은 커뮤니티밖에 없다. 그러나 외톨이성 성격, 모난 자존심 등으로 인해 타인과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 점점 고립되면서 분노를 쌓아두게 된다. 여기에 오래전 안 좋았던 일마저 현실의 불만과 연계해 꾹꾹 눌러놓았다가 어느 순간 외부로 폭발시키면 '큰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김씨의 형은 "말이 없는 동생이 조용히 앉아 있다가도 감정이 격해지거나 갑자기 밖으로 나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일부 노년층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집 주변에 같은 인종 커뮤니티가 없거나, 경제적 사정 등으로 외출이 어려운 노년층의 경우 심각한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다. 이로 인한 첫 번째 '희생자'는 가장 가까운 배우자인 경우가 많다. 노년 가족에서 가정 폭력, 살인-자살 등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이유다. 노년에 이혼할 경우, 그들의 분노는 지역사회를 향할 개연성이 높다.경제력 없고 쓸쓸한 부모님, 고립된 노년층을 위해 가족과 한인 커뮤니티가 폭넓은 시선으로 둘러봐야 할 때다. 노인의 현재는 우리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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