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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 마음의 치유]사이코패시

속담에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항상 친절하고 성실하던 사람이 성폭행범 혹은 끔찍한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붙잡히는 사건이 발생하면 사람들은 “그 사람이 그럴 수가 있느냐!”, “그렇게 착하고 성실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겉으로는 멀쩡하고 평범하지만 내면에는 사회에 대한 적대감으로 가득차 있는 반사회성 성격 장애자의 양면을 가진 사람들을 사이코패시라 부른다. 최근 우리 사회는 이들에 의해 자행되는 끔찍한 범죄가 날로 급증하고 있다.

사이코패시의 개념은 1920년 독일 슈나이더에 의해 처음 소개됐다. 캐나다의 심리학자 로버트 헤어는 사이코패시 판정도구(PCL-R)를 개발하고 25년간의 임상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사이코패시의 특징과 원인, 처벌과 대책, 치료 등 사이코패시에 관한 전반적인 문제들을 다룬 《진단명 사이코패스》라는 책을 저술했다.



일본의 범죄 심리학자 니시무라 박사는 사이코패스를 일컬어 ‘정장 차림의 뱀’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하면, 사이코패시는 극단적으로 연쇄살인범, 상습 성폭행범 등에서 발견되지만, 전문직(변호사, 대기업 직원, 의사, 교사 등), 성별(여성, 청소년, 노인, 어린이에게서도 나타남), 사회적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 일상 속에서도 얼마든지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2004년 여성에 대해 극도의 혐오와 부유층에 대한 불만으로 여성들을 무참히 살해했던 연쇄살인범 유모씨가 가장 높은 점수로 사이코패시 진단을 받았다. KBS 스페셜 <악의 가면, 사이코패시> 를 다루면서 처음으로 소개했다.

이들의 심리적 특성은 첫째, 정상적인 감정을 체험할 수 없다(자신이 저지른 살인행위를 남의 일처럼 태연하게 말함), 둘째, 사회규범 등을 쉽게 위반하는 양심의 부재를 보인다. 셋째,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느끼는 공감능력이 부족하다(피해자를 고문, 끔직하게 살해하는 등 엽기적인 행동을 하는 잔인하고 냉혹)

또한, 행동적 특성은 첫째, 충동성(그냥 하고 내가 싶어 그랬다!)과 비판/징계에 참지못하고 인내성이 거의 없다. 둘째, 무책임(자신의 잘못으로 빚어진 결과에 조금도 책임감을 느끼지 않음)하다. 셋째, 교묘한 속임수와 거짓말 등으로 타인에게 심각한 해를 끼치면서도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정리하면, 사이코패시에게 역기능가정에서 성장한 성인 아이의 특징들이 나타난다.

일반적인 사례를 소개한다. 평소 집에서 다정한 남편이고 평범한 아빠가 알고 보니 몇 년 동안 수십여 명의 여성들을 성폭행한 흉악범이란 사건기사다. 성폭행범인 회사원 김모씨(당시 36세)는 아내(당시 35세)와 초등학교 재학 중인 딸(당시 8세)을 두고 있는 가장이다. 직장에서는 아주 겸손하고 성실한 직원으로, 동료 사이에서도 평판이 아주 좋은 동료로 알려졌다.

가정에서도 흠잡을 데 없는 남편이며 아빠였다. 이웃에게도 항상 밝고 인사성 밝은 칭찬받는 인물이었다. 그는 직장에서 퇴근해서 아내와 딸과 함께 식사하고 숙제도 봐주고 아내와 많은 대화를 나누는 가장이었다. 그후 운동을 한다고 운동복으로 갈아 입고 외출했다. 얼마 후 귀가해서 씻고 취침을 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범인은 성폭행 대상자를 찾기 위해 거리를 배회하였고 대상을 찾으면 다가가서 피해 여성들을 안심시킨 뒤 성폭행을 했다. 이런 행각이 계속되면서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다. 결국 잠복 경찰관에 의해 붙잡힌 사건이다.

붙잡힌 뒤 그는 이전의 자상한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사회를 향해 불만을 털어놓았다. 이 사건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어린시절의 가정의 문제 등으로 인해 발생된 사건이 아니다. 범인은 지극히 평범한 부모와 가정에서 성장했다. 사이코패시는 직업, 성별, 사회적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 일상 속에서도 얼마든지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사이코패시 자신은 심리적/정서적인 문제가 없으며, 자기 자신과 남들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내면세계에 만족한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심리치료, 상담치료, 정신분석, 사이코드라마의 치료방법 등이 별 효과가 없다고 한다. 사이코패시의 치료는 결국 조기에 발견함으로 환경적 요인들을 제거해 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해결방법이다.





박상섭 / 버지니아워싱턴대 상담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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