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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호 기자의 NGO 현장] 신분 설움 딛고 '1700마일' 자전거 달린다

나카섹 주최 '정의 향한 여정'
하버드대 한인 여학생 등 16명
자전거로 시애틀~샌디에이고
한여름 6주 간 30여 도시 여행
"경비·음식·의료 후원 필요"

"다 같은 미국인, 우리도 시민권"

이들에게 미국은 거대한 섬이다. 거인을 위한 장벽이다. 추방 단속 걱정에 국내여행도 여의치 않을뿐더라 해외여행은 별 세상 이야기다. 불체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인 다카(DACA) 수혜자와 여러 이유로 인해 서류미비자가 된 청년들의 사연이다.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NAKASEC) 주최로 이들 청년들이 자전거 여행을 떠난다. 주제는 '정의를 향한 여정(Journey 2 Justice)', 부제는 '모두에게 시민권을(Citizenship for All)'이다.

여정은 북쪽 국경지대인 시애틀을 출발해 남쪽 샌디에이고까지 30여 개 도시를 거친다. 총거리 1713마일, 하루 최대 거리 80마일이다. 다음달 1일 페달을 밟아 트럼프 행정부가 다카(DACA)를 폐지하기로 했던 날로부터 1주년 되는 9월 5일 즈음 여행의 마침표를 찍는다. 자전거로 한여름을 관통한다.



참가자 수는 16명이다. 국적, 신분, 직업 등 면면이 다양하다. 난민으로 이민 온 뒤 범법자가 돼 어느 국가도 받아주지 않는 중국계 캄보디아 청년, 다카 수혜자 범주에 못 미쳐 고액 학비에 시달리는 한인 여대생, 비록 다카 신분은 연장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으로 앞날을 모르는 미혼 남성, 서류미비자 자녀를 둔 어머니, 성소수자 등이다. 이들을 도울 백인 변호사와 히스패닉계 다큐멘터리 감독도 합류했다.

하버드 대학 사회학과를 다니는 에스더 전(23) 참가자는 "1130만 명의 서류미비자와 3만 5000명의 입양인이 시민권 없이 미국에 살고 있다"며 "(잘못된 제도로 피해를 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시민권을 줘야 한다"고 참가 의의를 밝혔다. UC어바인에 다니는 태국인 보 타이는 "이민 변호사에게 사기를 당해 서류미비자가 된 뒤 혼란스러운 학창시절을 보냈다"며 "이번 여행은 정의를 위한 여정이자 나를 더 알아가는 여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포틀랜드, LA, 어바인 등 대도시 교회를 찾아가 자신들이 경험한 차별적인 이민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할 예정이다. 사물놀이와 거리공연도 준비하고 있다.

숙박은 교회 바닥이나 캠핑장이다. 종교단체인 프란시스칸액션네트워크(FAN)와 아시안 아메리칸정의진흥협회(AAAJ) 등 10여 개 인권옹호 단체들이 연대했다.

디렉터를 맡은 김정우씨는 "지난해 다카 대체법안인 드림액트가 의회를 통과하지 못해 친구들과 낙심했다"며 "또 다른 결과를 기다리기 보다 우리가 직접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자전거 여행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여행은 법안 통과가 위주가 아니라 서류미비자들이 용기를 회복하고 우리 사연을 퍼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를 위한 여정'은 홈페이지(godreamriders.org)를 통해 모금을 받고 있다. 스포츠 음료나 에너지바 같은 식음료 지원도 기다리고 있다. 응급치료를 할 수 있는 전문 의료인력과 법률가의 도움도 필요한 상황이다. 홈페이지를 통해 부분 구간도 참여할 수 있다.


황상호 기자 hwang.sangh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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