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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광장]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학부모님께 알려드립니다. 이번 토요일 오후는 한인타운 노숙자 셸터 반대 집회에 나갑니다. 진발레스쿨 학생들 모두 앞장서서 한인타운을 지킵시다."

캘리포니아 날씨답게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토요일 오후 우리 학생들은 학부모님과 함께 푸른 티셔츠를 함께 입고 집회장에 도착했다. 나는 마이크를 잡았다.

"우리는 대한민국 조국을 떠나 이민 가방 두 개를 들고 여기 와서 한인타운을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 어떻게 되었습니까? 저기 시청에 있는 사람들이 우리한테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이렇게 집회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정치력이 없어서입니다. 나는 오늘 우리 아이들과 함께 왔습니다. 우리 미래를 짊어질 아이들이 오늘 이 상황을 다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앞으로 정치력을 세우기 위해선 유권자등록을 해야 합니다. 여러분 우리 다 함께 일어납시다."

목청껏 소리높이 외쳤지만 단상을 내려올 때 후련한 마음보다 왠지 모르게 씁쓸하며 마음이 답답해지면서 지나간 나의 LA에서의 삶이 마치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던 삼일운동 애국지사들이 이런 마음이었을까?



"선생님은 좀 유별난 데가 있는 거 같아요? 방글라데시 주민의회 분리 반대를 위한 유권자 등록에 뛰어다니고 월드컵 응원 행사에 봉사하고 첫인상은 말도 없는 새침데기인 거 같은데 알면 알수록 선생님의 새로운 모습에 깜짝 놀라곤 합니다."

나를 아는 분들이 하는 말이다. 25년 전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막연한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혼자 이곳 LA에서 유학 생활을 시작했었다. 4살 때부터 발레를 했고 나의 천직이라 생각하고 이곳에서 2세들을 위해 무용을 가르치며 열심히 살아왔다. 때로는 돌멩이에 걸려 넘어지기도 했고 '아포리아(통로가 없는 답답한)' 상태일 때도 있었다. 그런데 진짜 그 어느 날 나는 거울 속에 나를 보았다. 나는 누구지? 어떻게 살아야 하지? 모든 질문에 답은 내 안에 있었다. 내가 나를 믿고 나가는 힘 바로 자존감이었다.

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이젠 매사에 자신감과 할 수 있다는 도전을 하여야 한다. 우리의 미래인 이 아이들이 오늘의 집회를 똑똑히 체험했을 거다.

노숙자 셸터 반대 집회는 말이 필요 없는 산교육 현장이었다. 더 이상 가만히 있지 말자. 어떻게 우리가 만든 코리아타운인가? 우리 모두 정말 열심히 살지 않았는가? 우리의 한목소리를 들려주자. 한인타운은 우리가 지켜야 한다.

이제 시작이다. 소리없이 봉사하는 분들이 있기에 우리는 함께할 수 있어 더욱 든든하다. 우리의 저력 다시 보여주어야 한다. 집회가 끝난 후 아이들과 함께 LA박물관 라틴 페스티벌에 가서 토요일 오후를 소풍으로 즐겼다.

그동안 수고했다고 스스로 나에게 상을 준 것이다.


진 최 / 한미무용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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