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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인종분리·총기폭력 해결 촉구 대규모 시위

김 현
김 현 기자

[시카고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7/07 21:47

94번 주간고속도로 2.4km 행진

[NBC 시카고 캡처]

[NBC 시카고 캡처]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에서 고질적인 인종분리와 총기폭력 악순환 해결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시카고 종교계·시민단체 지도자들과 시민 수천 명은 7일(현지시간) 오전 11시부터 도심을 지나는 94번 주간고속도로 일부 구간을 점령하고 도시 남부 흑인 저소득층 거주지역의 고립과 이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만성적 범죄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며 행진을 벌였다.

시카고 남부 세인트 사비나 성당 마이클 플레저 신부가 주도한 이 '평화의 행진'에 참여한 이들은 성당 인근에서 집회를 갖고 이동, 고속도로를 따라 길게 늘어서서 걸으며 "시카고 남부에 더 많은 자원과 일자리, 학교, 상식적인 총기규제법이 필요하다"고 외쳤다.

유명 사회운동가인 플레저 신부는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나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서 "요구가 계속 무시된다면 강도를 더 높일 수밖에 없다. 대답을 얻을 때까지 목소리를 더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플레저 신부는 앞서 남부 거리와 도심 번화가 미시간 애비뉴 등에서 조직적인 반폭력 시위를 이끈 바 있다.

이날 2.4km 구간을 행진한 플레저 신부는 주지사·시장·선출직 공무원들에게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조치를 당부하면서 "우리는 절실하게 평화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지역방송인 WGN은 "시위대가 94번 주간고속도로를 행진 장소로 선택한 데는 역사적 배경이 있다"면서 1960년대 초반 건설된 이 도로는 당시 시카고 시장 리처드 J. 데일리의 자택이 있던 부유한 백인 주택가와 가난한 흑인이 모여 살던 공공 임대주택가를 나누는 길이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인종과 소득에 따른 분리가 아직까지도 시카고에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시카고에서 올들어 지금까지 발생한 총기 사고는 총 1천435건, 살인사건은 총 271건. 이 모든 범죄는 도시 남부와 남서부의 흑인 저소득층 밀집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는 선거철 공약이나 정치적 이슈로만 이용될 뿐 어느 누구도 진심어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잭슨 목사는 "시카고에는 아직도 '게토 울타리'가 존재한다. 총기와 약물이 그 곳으로부터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하고, 일자리와 학교는 살아남을 수 없도록 하는 장치"라고 주장했다.

한편 일리노이 주 경찰은 시위대의 고속도로 행진이 위험한 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며 "도로에 걸어들어가는 이들은 모두 체포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으나, 집회 시작 1시간여 만에 평화적 시위를 약속받고 북쪽 방향 도로 2.4km 구간을 폐쇄한 뒤 행진을 허용했다.

일리노이 주 경찰과 시카고 경찰, 일리노이 교통국 요원들은 고속도로에 안전 장벽을 쌓고, 만일에 대비 앰뷸런스와 견인 트럭, 범죄자 수송용 버스 등을 대기시켰으나 시위는 큰 사고 없이 마무리 됐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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