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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도 장례다”…기무사, 靑에 세월호 ‘수장’ 제안

이민정
이민정 기자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7/11 09:52


지난 2014년 4월 17일 오전 군.경 합동구조팀이 사고현장에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국군 기무사령부(기무사)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수장시키는 방안을 청와대에 제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세월호 참사 국면에서 세월호 선체가 인양되면 정부 비난이 거세질 것을 우려해 인양 반대 여론을 조성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미지 제고 방안까지 제안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무사가 정권의 부담 덜기 위한 방안까지 관리했던 것으로 드러나며 기무사의 직무 범위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세월호 관련 조치 동정' 문건에 따르면 2014년 6월 3일 기무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보고용으로 작성한 이 보고서에서 "국민적 반대 여론 및 제반 여건을 고려해볼 때 인양 실효성 의문"이라며 인양 반대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문건에 따르면 기무사는 "정부가 발표한 탑승자와 인양 후 실제 탑승자 수가 다를 수 있다", "침몰 이후 희생자가 상당 기간 생존했다는 흔적이 발견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면서 '실종자 가족들과 허심탄회한 대화의 장 마련, 인양 불필요 공감대 확산', '인양 관련 구조 전문가 인터뷰·언론 기고, 인양의 비현실성 홍보', '막대한 인양비용 부담 및 소요기간 장기화 문제점 부각' 등을 청와대에 제안했다.

특히 '인양비용이 최소 2000억원, 인양 기간은 6개월 이상이라는 점'을 부각해야 한다며 여론전을 위한 구체적 홍보 문구까지 적었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의원이 공개한 '세월호 관련 조치동정' 문건. 2014년 6월 기무사가 청와대에 세월호를 수장시키는 방안을 제안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는 내용이 담겼다. [KBS 뉴스 화면 캡처]

또 6월 7일 작성된 또 다른 문건에서는 세월호를 수장시키는 방안을 제안하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기무사는 문건에서 1941년 진주만 공습으로 침몰한 미 해군 전함 애리조나호 기념관을 예로 들며 청와대에 '해상 추모공원 조성'을 제언하며 관련 세계 각국의 수장문화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장이란 시체를 바다 또는 강에 흘려보내거나 가라앉히는 방법으로 매장과 더불어 가장 오래된 장례의 하나"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기무사가 당시 박 전 대통령의 이미지 관리 방안까지 제언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세월호 참사 한 달쯤 뒤인 2014년 5월에 작성된 '조치 요망사항' 문건에는 "브이아이피(VIP, 대통령)의 사과와 위로에도 불구하고 정부 지지율이 하락했다"며 "감성에 호소하는 진정성 있는 모습"이라는 문구가 담겼다.

기무사는 이 문건에서 구체적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천안함 희생 장병 추모 연설 당시 희생자 이름을 일일이 호명한 사례를 들었다.
실제 박 전 대통령은 5일 뒤 5월 19일 대국민 담화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의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이 문건을 공개한 이철희 의원은 "기무사가 국가적 재난을 지원한다며 보안방첩 최전선에서 뛰어야 할 정예 요원을 60명이나 빼내어 TF를 만들고, 대통령 이미지 개선책이나 짜내도록 한 것은 위험한 탈선"이라고 지적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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