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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에어] '태국의 기적' 일군 영웅들

부소현 / 부장·JTBC LA특파원
부소현 / 부장·JTBC LA특파원  

[LA중앙일보] 발행 2018/07/16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8/07/15 12:06

13명 실종. 동굴 고립. 전원 무사 생환은 어려울 거란 걱정이 앞섰다. 게다가 폭우에 동굴 곳곳이 침수됐다니 상황은 더 심각했다. 어렵사리 모두 살아있다는 것은 확인됐지만 생존을 안 기쁨은 잠시였다. 소년들이 잠수를 배워 나오려면 최대 넉 달이 걸릴 수도 있었다. 절망적이었지만 포기는 없었다. 전 세계 전문가와 장비들이 앞다퉈 동굴에 도착했다. 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간절한 응원이 이어졌다.

태국 당국과 다국적 구조대는 쉽지 않은 결단을 내렸다. 동굴이 침수돼 구조가 어려웠지만 비가 더 올 것으로 예보되자 본격적인 구조 작전에 나선 것이다. 잠수부 2명이 한 조를 이뤄 아이들을 1명씩 데리고 나오기 시작했다. 동굴 폭이 40cm에 불과한 곳에서는 산소통을 벗고 빠져나와야 했다. 숨막히는 구조작전이 시작된 지 사흘 만에 축구단 소속 소년 12명과 코치 1명 전원이 구조됐다. 마지막 생환자인 코치가 구조된 직후 동굴에 찬 물을 뽑아내던 배수펌프가 고장나 순식간에 동굴 안에 물이 차오르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니 하늘도 도왔다.

기적 같은 일이다. 하지만 기적만 바라고 있었다면 물이 차오른 동굴에 갇혔던 13명은 영원히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없었다. '전원구조'라는 단 하나의 임무를 위해 전력을 쏟은 국가가 있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집중해 얻어낸 기적같은 결과다.

국적과 인종을 떠나 단지 '살리자'는 염원으로 구조에 참여한 영웅들이 있었다. 동굴에 고립된 소년들을 처음 발견한 것은 영국 잠수사들이었다. 소방관 출신과 IT전문가 잠수사가 동굴을 잠수해 들어가 살아있는 소년들의 모습을 찍어 전세계에 전했다. 아이들을 살려야 한다는 기폭제가 됐다.

호주에서 합류한 동굴 잠수 전문가이자 의사도 숨은 영웅이다. 그는 마지막까지 동굴에 남아 소년들과 코치의 건강을 확인해 구조를 도왔다. 아이들을 지킨 코치의 헌신도 훌륭하다. 25살의 이 청년은 고립된 동굴에서 아이들에게 식량을 양보하며 버텼다. 구조대원을 통해 보내온 편지에는 "아이들을 최선을 다해 돌볼 것을 약속한다"며 동굴로 데려온 것을 사죄한다고 썼다. 기적과 과학이 소중한 생명을 구했고 분쟁으로 얼룩져 서로 얼굴 붉히는 일 적지 않은 전 세계인에게 깊은 감동을 전했다.

태국에서 날아온 기적과 감동은 앞서 우리가 겪은 비극적인 사고와 늑장 대응으로 숨진 희생자들을 떠오르게 한다. 특히 살아 있을지 모르는 아이들을 시커먼 바다에 두고 결국 사망자 시신도 모두 수습하지 못한 세월호 사고의 아픔을 어찌 잊으랴. 느슨했던 당시 정부의 대응과 아직 사고 책임도 제대로 가리지 못하고 잘잘못을 따지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 비루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태국 네이비실이 동굴에 갇혀 있던 13명의 유소년 축구팀 소년과 코치 전원을 구조했다는 소식에 대해 트위터에 "세계가 태국의 기적을 지켜봤다"면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국가의 역할을 보았다"고 적었다. 더는 비극적인 사고는 없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하지만 한치 앞을 모르는 이 세상, 만약 또 어떤 사고를 맞게 된다면 태국 국민이 노력과 최선으로 얻어낸 기적이 우리에게도 존재하길 염원한다. 미국의 한 영화 제작사가 태국에 프로듀서를 보내 동굴소년 구조작업의 영화 플롯 구성을 시작했단다. 해피엔딩 영화는 언제나 편안한 감동을 준다. 태국 소년들의 이야기. 해피엔딩이어서 천만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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