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검사 결과 '조밀한 유방'이라는데…"

젊은층과 폐경기 전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
지방 외 조직 밀도 높으면 암발병률도 높아
정기 검진하고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

40대 후반의 여성은 얼마 전 매모그램(유방암 X-레이 검사)에 대한 결과 편지(letter)를 받고 정확히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당신의 매모그램은 정상(normal)임을 알려준다'고 하면서 '유방이 조밀하다(dense breast)'고 했다. 이것이 무슨 뜻일까. 헬렌 강 유방암수술 전문의는 "최근 유방암 이슈의 하나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 유방밀도(breast density)인데 대부분 여성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것이 사실"임을 지적했다. 그 내용을 들어 보았다.

- 위와 같은 매모그램 결과를 받은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하나.

"만일 결과 통고 편지에 후속 검사(예를 들어 초음파 검사)를 받아보라는 내용이 있으면 이를 따르는 것이 안전하다. 유방밀도와 연관되어 좀 더 검사를 받아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 언급없이 '조밀한 유방'임을 알려준다고 했다면 당장 걱정할 것은 없다고 본다. 다만 현재 자신의 유방상태가 말그대로 '조밀한 상태'라는 것을 알았으니 앞으로 유방암을 일으킬 수 있는 생활(기름기, 담배, 음주 등)을 피하고 조심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조밀한 유방일수록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매모그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편지를 주치의 또는 유방암 전문의에게 보여주고 이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지침을 설명받는 것이 좋다."

- '조밀한 유방'은 어떤 상태를 말하나.

"유방을 이루고 있는 조직이 촘촘한 상태(유방의 밀도)를 말한다. 유방밀도(breast density)란 유방을 이루고 있는 지방조직과 그 이외의 조직의 비율을 말한다. 지방에 비해서 그 이외의 조직이 더 많은 유방을 조밀한 유방이라 하는 것이다. 지방 외의 조직은 모유를 만드는 세포, 모유를 유도로 보내는 유관(milk duck) 그리고 이를 뒷받침해주는 섬유세포이다. 유방암은 지방조직이 아닌 이 부분 그중에서도 유관에 주로 생긴다. 유방조직이 조밀하다는 것은 유방암이 생길 수 있는 이와 같은 세포들이 많음을 뜻한다. 통계에 따르면 유방밀도가 높은 여성들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유방암 발병률이 4~6배 높다. 매모그램 결과가 '조밀한 유방'으로 나온 사람들은 매모그램 결과가 '정상'이라고 해도 유방밀도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매모그램을 하는 동시에 유방암을 유발시킬 수 있는 위험요인들(비만, 흡연, 음주 등)을 항상 염두에 둘 것을 권한다."

- 매모그램으로 어떻게 유방 밀도를 알아낼 수 있나.

"매모그램은 유방을 X-레이로 찍는 것이다. X-레이로 지방조직을 찍으면 검게 나타난다. 유방암세포는 이같은 지방조직에는 생기지 않기 때문에 여기에 해당되는 사람들에게는 검사 결과에 '정상'이란 말만 적지 '덴스 브레스트'에 대한 언급이 없다. 그러나 지방 이외의 조직 즉 모유생성과 연관된 유선조직(glandular tissue)은 매모그램 X-레이 상으로 희뿌연하게 나타난다. 이 부분이 많을수록 유방밀도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또 유방세포 자체도 비슷하게 뿌옇게 나타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좀 더 자세히 알기 위해서 초음파 검사를 권하는 것이다. 유방암세포가 가려져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유방밀도도 노화가 원인인가.

"오히려 젊은층 여성들에게 많다. 폐경 후보다는 폐경전일 때 더 가능성이 많다.

또 호르몬대치 요법을 받은 사람들에게도 유방밀도가 나타나기 쉽다. 원인으로 유전성을 보고 있다. 본래부터 유방구조를 타고 났다는 뜻이다."

- 유방 사이즈와는 무관한가.

"아시안 여성들이 서양여성들보다 대체로 유방조직이 조밀한 편이다. 그러나 유방이 작다고 해서 반드시 유방밀도가 있다고는 할 수 없다. 거듭 말하지만 유방밀도는 유방의 지방과 그 외의 조직의 비율을 말한다. 유방이 큰 여성일 경우 대부분이 지방일 수 있다. 반대로 지방이 적고 그 이외의 조직이 많을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 유방이 큰 여성들이 유방암에 더 잘 걸린다고 하는데 맞는 말인가.

"그렇지 않다. 유방 사이즈와 유방암과는 무관하다. 사람들은 유방 사이즈가 크면 유방에 지방이 많아서 그로 인해 유방암이 잘 생길 것이라고 잘못 알고 있다. 유방에 있는 지방은 유방암 세포를 자라게 하는 지방이 아니다. 오히려 복부에 있는 지방이 유방암 세포를 자라게 한다. 유방 사이즈가 크다고 해서 비만은 아닌 것이다."

- 서양 여성이 아시안 여성보다 유방암 발병률이 더 높은 것은 사실인가.

"지금 나오는 연구 결과들은 그렇지 않다. 지금은 아시안 여성들의 유방암 발병률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기름진 식단으로 바뀌어진 것이 주요 원인이다. 서양여성들에 비해 매모그램과 같은 유방암 조기 검사를 잘 받지 않는 것이 또 하나의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 매모그램 이외에 유방암 검사로 어떤 것이 있나.

"일단 매모그램 결과에서 유방암에 대해 좀 더 알아봐야 할 필요가 있을 때 다음 단계로 주로 하는 것이 초음파 검사이다. 매모그램에서 잡히지 않은 것을 음파를 이용한 초음파 검사로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일단 유방암 세포가 발견되었을 경우 다음 단계로 좀 더 자세한 것이 필요할 때 MRI를 하게 된다. 예로 겨드랑이 부위에 뭔가 잡혔는데 매모그램으로는 유방암 세포가 없는 것으로 나왔을 때 좀 더 자세한 위치를 찾아내기 위해서 MRI를 권할 수 있다. 또 조직검사가 요구되는 경우도 있다."

- 매모그램 결과에 유방밀도를 알려주는 것은 지금 미국에서 법으로 되어 있나.

"현재 가주를 포함해서 34개 주에서는 법으로 알려주게 되어 있다. 그 배경은 2003년 코네티컷주의 한 여성의사가 자신의 매모그램 결과가 '정상'으로 나왔는데 얼마 후 유방암 3기 진단을 받으면서 매모그램 검사 결과에서 유방밀도도 알려 줘야한다는 법제정 운동이 시작되었고 2009년 코네티컷주가 처음 시행하게 되었다."

- 유방암 수술 전문의로서 조언은 무엇인가.

"매모그램 결과가 '정상'이면서 유방밀도가 언급되었으면 유방전문의를 일단 만나 의논해 볼 것. 정기적인 매모그램을 꼭 받을 것. 매모그램에서 석회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 중에는 평소 먹던 칼슘을 끊는 경우가 많다. 유방에 있는 석회질은 골다공증 예방으로 특히 중년이후 여성들에게 꼭 필요한 칼슘성분과는 전혀 무관하기 때문에 계속 칼슘 복용을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매모그램이 정상이면서 조밀한 유방이라 하면서 어떤 검사를 해보라는 언급이 구체적으로 없을 때에는 크게 걱정할 필요까지는 없다. 그러나 유방암 요인에 대해서는 염두에 두면서 건강한 식습관과 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인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