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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에 역차별 남성들…'히투'로 소송

[장열 기자의 법정 스트레이트]

남성권리운동가 13건 제기
남성 비하 광고·출산 휴직
술집서는 여성만 할인 혜택
"민권법 오용 행위" 반발도

유명 여성코미디언 세라 실버먼이 친구와 통화를 하면서 신생아를 산모에게 건넸다. 그러면서 산모에게 하는 말.

"Sorry, it's a boy."(애석하게도 남자 아이네요.)

지난 2015년 이동통신사 티모빌(T-Mobile)의 수퍼보울 광고중 한 장면이다. 전국남성연합(NCFM)의 회원 앨런 캔델로어(34)씨는 이 광고 내용을 언급하며 분개했다.

캔델로어씨는 최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상황을 바꿔서 만약 그 광고에서 '애석하게도 여자 아이네요'라고 말했으면 어떻게 됐겠느냐"며 "아마도 우리는(남성들) 엄청난 반발에 시달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안 여성의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이 확산한 가운데 최근에는 남성들 사이에서 역차별 문제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본격적인 소송으로까지 번지는 추세다. NCFM에서 남성 권리 운동가로 활동 중인 리치 앨리슨(47)씨의 경우 지금까지 사회에서 남성이 받는 역차별에 대한 이슈로 총 13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한 예로 그는 지난 6월 금융 정보 보안 기관인 FSISAC를 대상으로 남성들이 역차별을 받았다며 가주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FSISAC는 지난 2016년 다양성 증진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콘퍼런스에 참가한 여성들을 선정, 장학금을 5000달러씩 수여했다. 이는 곧 여성들에게만 장학금을 지원함으로써 오히려 남성에게는 역차별이 된다는 주장이었다.

현재 남성 권리 운동가들이 역차별 소송의 주된 근거로 사용하는 무기는 가주의 '언러 민권법(Unruh Civil Rights Act.1959년 제정)'이다. 이는 성별을 포함해 피부색, 외모, 장애, 국적, 정치적 신념, 출신 지역 등의 이유로 부당한 행위를 받거나 차별당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다.

앨리슨씨는 "우리는 비합리적인 이슈나 경솔하게 막무가내식으로 소송을 제기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소송을 통해 사회 속에서 남성에게 발생하는 역차별에 대해 언러 민권법이 보장한 평등의 개념이 모두에게 해당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NCFM이 제기해온 300여 건의 소송을 살펴보면 공연, 클럽, 술집 등에서 여성에게만 제공되는 특별 할인 혜택이나 프로모션, 여성에 비해 받기 힘든 남성의 출산 휴직, 남성을 비하하는 TV광고, 회사 내 남성에 대한 각종 역차별 이슈 등 다양하다. 실제로 NCFM이 제기했던 소송중에는 역차별을 인정받아 합의를 이끌어낸 판결도 많다.

현재 샌디에이고 지역에 본부를 둔 NCFM(1977년 설립)은 LA를 비롯한 전역에 20개 이상의 지부를 두고 있으며 캐나다, 이스라엘, 스웨덴, 케냐 등 일부 국가에도 지부가 있다.

반면, 반발의 목소리도 심하다. 남성 권리 운동가들이 언러 민권법을 오용함으로써 사회적으로 존재하는 여성 불평등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여성에게만 장학금을 수여했다는 이유로 역차별 소송을 당한 FSISAC 빌 넬슨 대표는 "사이버 보안 업계의 종사자 중 무려 90%가 남성"이라며 "우리는 여성들이 좀 더 이 분야로 진출하는 것을 독려하기 위해 장학금을 수여했는데 이것을 차별이라고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편, 요즘 한국에서도 남녀간의 성차별 이슈가 본격적으로 불거지면서 ‘페미니즘’과 ‘남성 혐오’ 용어 등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 최근 일부 온라인 여성 우월주의 표방 사이트에서 남성 혐오 게시물 등이 논란이 되면서 갈등이 불거지고 있어서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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