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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드루킹 파문에 스러진 진보정치 '큰 별' 노회찬

[연합뉴스] 기사입력 2018/07/23 02:07

(서울=연합뉴스) 섭씨 35도를 웃도는 한여름 폭염 속에 유명 진보 정치인의 갑작스러운 타계 소식이 온 국민을 놀라게 하고 있다. 노회찬(62) 정의당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중구 아파트 현관 앞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이 아파트 17~18층 사이 계단에서 노 원내대표의 상의와 신분증, 명함, 유서가 발견된 점 등을 근거로 그가 투신자살한 것으로 사실상 결론 내렸다고 한다. '드루킹 사건'의 주범 김동원 씨 측으로부터 수천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의혹으로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수사 선상에 오른 노 원내대표는 유서에서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경공모(드루킹 등이 운영한 '경제적 공진화 모임')로부터 4천만 원 금전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한 바도 없었다"고 밝혔다. 한국 진보정치의 스타로, 재치와 논리가 풍부한 대중 친화적 언변으로 국민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은 노 원내대표가 투신으로 유명을 달리한 것은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일이다. 고교 시절부터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유신통치에 반대하며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그는 전기용접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해 본격적으로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특유의 정세분석 능력에다 뚝심과 인간적 매력까지 더해 소수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과 정의당의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의 비극적 죽음에 정치권이 여야 구분 없이 한목소리로 비통해하며 애도를 표한 것은 노 원내대표가 진영을 불문하고 존경과 사랑을 받았음을 증명한다.

노 원내대표는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의 주범인 김 씨 측으로부터 2016년 총선 직전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최근까지도 불법 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특검팀이 금품 전달에 관한 구체적 진술과 물증을 확보하고, 소환이 임박했음을 시사하자 심리적으로 큰 압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자신을 둘러싼 의혹이 정의당은 물론 진보진영 전체에 미칠 악영향에도 큰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짐작된다. 유서에서 "잘못이 크고 책임이 무겁다. 법정형으로도 당의 징계로도 부족하다"고 토로한 것은 삶의 최후 순간 그의 심정을 대변하는 듯하다. 도덕성과 깨끗함을 생명처럼 여기며 활동해온 진보정치의 '큰 별'이 돈 문제로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진보진영은 노 원내대표가 추구했던 정치적 가치와 목표를 계승해야 한다. 정치가 건전하게 발전하려면 보수·진보 양 날개가 다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기 바란다"는 것이 그의 유언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 이번 일로 드루킹 수사도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여론 조작으로 민주주의를 위협한 불법 댓글에 대해서는 엄정한 수사를 지속해야 한다. 수사 과정에서 정치인의 연루나 불법 청탁, 금품 수수가 드러나면 엄중히 처벌해야 마땅하다.

(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유택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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