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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위기의 신학교가 살길

[LA중앙일보] 발행 2018/07/25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8/07/24 19:32

오늘날 신학교는 분명 위기다. 신학계·교계에서 이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최근 패서디나 지역 풀러 신학교가 규모를 줄이기 위해 캠퍼스 이전을 결정했다. 본지는 이를 계기로 오늘날 신학교에 대한 현실과 대안 등을 총 6회에 걸쳐 기획 시리즈로 보도했다.

'신학'은 특수 학문이다. 타 학문은 이성을 통해 지식 체계 안에서 지성을 익히지만 신학은 신념을 바탕으로 '신론'에 대한 신학적 체계를 배운다. 그렇기 때문에 확고한 목적 의식이나 신념이 없다면 신학을 배우는 게 사실 별 의미가 없다. 물론 신학도나 목회자들은 신학이 사회 모든 학문의 요소를 포괄할 정도로 넓다고 자부하겠지만 특정 종교의 영역 안에서만 수용되는 특수성 때문에 신학은 일반 학문에 비해 분명 제한적이다.

이러한 신학은 기독교의 영향력 감소로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 젊은 인재들이 신학교를 외면하고 있다. 신학이 매력까지 잃은 셈이다. 지원자가 없으니 우수 학생을 고를 수 있는 선택의 폭도 좁아졌다.

주로 학비에 의존하는 신학교는 학생 수 감소로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오죽하면 미국 신학교가 한국어 과정까지 개설해서 학생 충당에 나섰겠는가. 결국, 신학교마다 타개책으로 문턱을 낮췄고, 졸업학점까지 줄이며 나가는 문을 넓혔다.

그 결과 '신념'이라는 프리미엄도 가치가 떨어졌다. 좀 더 쉬운 길을 찾는 이들을 위해 비인가 신학교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목사 안수는 남발됐고 너도나도 목회자가 됐다. 이는 기독교의 수준까지 낮추는 폐해를 낳았다. 오늘날 기독교가 고전하는 원인 중에는 신학교가 양질의 인재를 배출하지 못한 탓도 있다.

이럴 때일수록 신학교는 오히려 기준을 높여야 한다. 이제는 시대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다양한 가치가 이성과 논리, 합리성을 수반한 채 충돌하고 있다. 이 가운데 좁디좁은 영역의 신학이 담아내는 신론을 갖고 가치를 드러내려면 신학생도 여러 방면에서 준비돼야 한다.

이제는 신학생에게도 지성은 기본이다. 영성과 인성은 당연하고 사회를 보는 시각까지 겸비하지 않으면 신론의 올바른 습득은 어렵다.

특히 신학을 해서 목회자가 되겠다면 현장(교회)에서 마주하는 건 교인이다. 반면 교인에게 현장은 교회가 아닌 사회다. 두 영역엔 괴리가 있다. 목회자가 신학을 통해 교인이 속한 복잡한 콘텍스트(상황)를 이해하며 신론의 본질을 설파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건 신학교 때부터 철저히 고민하고 준비돼야 할 부분이다.

신학교가 부실하면 신학 없는 설교자, 교회 전략가만 무성해진다. 식견이 얕고 신학에만 갇혀있는 외골수가 양산된다.

기독교의 교세는 줄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처럼 목회자를 마구 찍어낼 필요도 없다. 현재 수요에 맞게 외형을 대폭 줄이고 소수 정예 교육을 추구해야 한다.

아이비리그 대학들이 학생이 오지 않아서 쩔쩔매는 것을 봤는가. 명문에는 반드시 인재가 몰리게 돼 있다. 오히려 명문대는 기준을 높여 학생을 더 까다롭게 선별한다. 몸집을 줄이고, 기준을 높인 다음 소수 정예로 가야한다. 수준을 높이는 것만이 오늘날 신학교가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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