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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산불 참사 왜 막지 못했나'…그리스 정부로 향하는 분노

[연합뉴스] 기사입력 2018/07/27 09:31

야당 "오만한 정부, 국민의 생명·재산 지키지 못하고 사과도 없어"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지난 23일 오후(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 북동부 해안 도시를 집어삼킨 최악의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시간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참사 초기의 충격과 슬픔이 이제 분노로 바뀌고 있다.

이 같은 분노는 재난에 제대로 대처를 못한 정부에 대한 성토로 이어지고 있다.

야당은 27일(현지시간)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선포한 사흘 간의 '국가 애도 기간'이 끝나자마자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

제1야당인 신민주당의 마리아 스피라키 대변인은 정부가 전날 밤에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한 마디의 사과도 없었던 점을 지적하며 "이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철저히 실패했을 뿐 아니라, 사과 한마디도 하지 않을 만큼 오만하다"고 화살을 날렸다.

니코스 토스카스 공공질서부 장관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이번 산불 참사의 원인에 대해 "방화 범죄와 관련한 만만찮은 징후들과 의미 있는 발견물들이 있다"며 이번 참사가 방화로 시작됐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제기한 바 있다.

토스카스 장관은 아울러 대부분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마티 지역에 만연한 불법 건축물, 바다로 가는 통로가 절벽으로 막히거나 숲 지역에 주택들이 건설된 마티의 지리적인 요인들도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했으나,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거나 사과하는 발언을 하지는 않았다.



그리스 정부는 이날 기자회견 전에도 시속 100㎞가 넘는 강풍을 타고 불길이 삽시간에 번진 탓에 피해 지역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며, 이번 참사가 불가항력의 재해였음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수도에서 불과 40㎞밖에 떨어지지 않은 소도시에서 어떻게 80여 명이 한꺼번에 참혹하게 죽어갈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가시지 않음에 따라 정부는 점점 궁지에 몰리는 모양새다.

피해가 집중된 도시인 마티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한 주민은 현지 스카이TV에 "그들을 우리가 쥐처럼 불타도록 홀로 내버려뒀다. 하지만, 아무도 여기 와서 사과하지 않았고, 그 누구도 사표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토카스 장관은 이처럼 일각에서 일고 있는 사퇴 압력에 대해 "참사 하루 뒤에 치프라스 총리에게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으나, 지금은 재난에 대처해야 할 때라는 이유로 사퇴가 반려됐다"고 밝혔다.

범그리스사회주의정당(PASOK)의 포피 겐니마타 대표도 정부에 대한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정부는 왜 산불이 난 지역에서 조직적인 대피 계획을 적시에 이행함으로써 주민들을 지키지 못했는지에 대해 크나큰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각의 수반인 치프라스 총리는 참사 하루 뒤인 24일 각료회의를 열어 사흘 간의 국가 애도의 날을 선포한 이래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치프라스 총리는 당시 각료회의에서 희생자 유족에게 1만 유로(약 1천300만원)의 보상금 지급, 가족을 잃은 사람들에게 공공부문의 일자리 제공 등의 내용을 담은 피해 보상 대책도 발표했다.

하지만, 그리스 언론은 이 같은 보상 규모는 희생자들이 입은 실제 피해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편, 그리스 당국은 이번 참사의 사망자가 최소 86명으로 늘었으며, 부상자는 180여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부상자 중 11명은 생사가 갈릴 수 있을 정도로 위독한 상태고, 실종자만도 아직 수십 명에 달해 사망자 수가 증가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현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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