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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소수계 우대정책'의 미래

장연화 / 사회부 부국장·교육 담당
장연화 / 사회부 부국장·교육 담당 

[LA중앙일보] 발행 2018/08/01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8/07/31 19:14

미국의 '소수계 인종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은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 요즘 대학들이 고민하는 질문이다. 지난 7월 초 연방 정부의 소수계 우대정책 철회 권고 지침이 나온 이후다. 실제로 각 대학들은 신입생 및 편입생 선발 과정을 수정하는 절차를 밟기 시작했거나 검토하기 시작했다. 일부 대학들은 지원자의 인종을 여전히 선발기준에 두겠다고 밝혔으나 대부분의 대학들은 점차 인종에 상관없이 성적이나 특별활동, 에세이로 학생들을 선발하는 절차로 변경할 것으로 전망된다. 혹시 모를 차별 소송을 피하기 위해서다.

소수계 우대정책이 대학들의 고민으로 떠오른 건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백인 여학생 에비게일 피셔가 백인에 대한 역차별 때문에 오스틴 텍사스대학에 입학하지 못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피셔는 "피부색이 백인이라는 이유로 역차별을 당했다.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이 무시됐다"고 소송에서 주장했다. 듣고 보면 맞는 말이다. 반면 대학 측은 소수인종 우대 정책은 다양한 인종에게 공평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배려라고 주장했다. 이 역시 맞는 말이다. 하지만 법원은 대학 측의 손을 들어줬다.

피셔는 항소에 항고까지 한 끝에 2013년 연방 대법원으로부터 소수계 우대 정책이 헌법에 합치하는지를 재심리할 필요가 있다는 판결을 받아냈다. 그러나 다시 케이스를 돌려받은 항소법원은 다시 대학 측의 소수계 우대 정책 결정이 옳다고 판시했다. 피셔 측은 다시 대법원에 재심의를 요청하며 두번 째 심의를 요청했고 연방 대법원은 두번 째 심의에서 대학의 소수인종 우대정책은 교육적 다양성을 조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려할 때 허용된다고 판결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소수계 인종 우대 정책에 굉장히 앞장서고 있는 곳이다. 1970년대 텍사스대학과 비슷한 소송이 제기됐던 가주는 소수계 인종 우대정책을 허용했지만 1996년 실시된 주민발의안 투표에서는 폐지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이후 대학 입학은 물론이고 공공기관 직원고용 등에서 인종에 따른 의도적인 비율유지는 불법이지만 주립대인 UC는 암묵적으로 소수계에 더 많은 입학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우대정책 대상자를 '인종'이라는 조항 대신 '저소득층' 학생들로 바꾸면서 오히려 수혜 대상자를 확대시켜 왔다.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다는 하버드대학이 관련 문제로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인 소송을 앞두고 있다. 아시안 학생의 입학을 차별했다는 이유다. 연방 법무부도 하버드가 아시안 학생의 입학 규모를 제한시켰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를 벌이는 중이다. 실제로 하버드대 신입생의 인종 비율을 살펴보면 백인이 절반 이상, 아시안이 20% 초반, 나머지는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들로 구성된다. 이같은 인종 비율은 수십 년간 유지돼 왔다. 성적이 우수한 아시안 지원자 수는 크게 늘었지만 합격자 비중은 제자리 걸음을 유지해 온 게 아시안 지원자를 차별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유다. 더욱이 프린스턴, 예일 등 다른 명문대 역시 신입생 인종 비율이 흡사해 하버드 만의 문제가 아님을 추측할 수 있다.

하버드대는 최근 성명을 통해 "소수계 우대정책은 지난 40년간 대법원으로부터 합헌 판결을 받아왔다"며 "입학전형에 있어 인종을 한 요소로 계속 고려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법무부의 소수계 우대정책 권고 철회 결정이 나온 이상 하버드대의 공식 입장은 불리하게 작용할 것 같다.

인종을 신입생 선발의 한 요소로 삼는 입학 전형을 포기하자니 다소 실력이 뒤떨어지는 학생들의 대입 기회가 더 줄어들 수 있을 것 같다. 인종에 상관없이 우수한 아시안 학생의 입학 문은 활짝 열어놔야 한다는 주장 앞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솔로몬의 판결이 나오길 기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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