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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일곱 빛깔 무지개

딸과 함께 북쪽 방향으로 차를 타고 가는데 갑자기 비가 오기 시작했다. '오늘 비가 올 가능성이 있다고 했는데 정말 비가 오네'라고 혼잣말을 하는데 잠시 후 비가 그치고 갑자기 아주 큰 무지개가 우리 앞으로 다가왔다. 순간 나도 모르게 "무지개다, 무지개"라며 크게 소리를 질렀다.

무지개 하면 초등학교 때 '빨주노초파남보' '보남파초노주빨'하며 노래하듯 외우던 생각이 난다. 하나하나의 색이 다 예쁘지만 모두 합쳐진 7가지 색은 이렇게 환상적일 수가 없다. 이곳 LA에서는 무지개 보기가 힘드는데 그날은 아주 기분 좋았다.

나는 마음 속 '나만의 무지개'를 가지고 있다. 바로 7명 손주들이다. 우리 부부는 손주들이 모이면 나란히 세워놓고 사진 찍기를 좋아했다. 예전엔 '도레미파솔라시' 음표처럼 나란히 올라가던 키들이 이젠 9살, 12살 두 명만 빼고 그 위 5명은 모두 어른 키만큼 커졌다.

어른들끼리 이야기한다. "너무 점잖고 조용해서 아들이라도 어렵다니까요." 큰 딸이 첫째 아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형과 아주 달라요. 활발하고 항상 싱글벙글 화도 안 내요." 큰딸의 둘째 자랑이다. "취미와 유머 감각이 외삼촌과 판박이야." 작은딸이 성격 좋은 아들을 칭찬한다. "친할머니의 깔끔한 성격을 딱 닮았어요." 야무진 딸에 대한 촌평도 빠지지 않는다.



"어머니, 쟤 키 커가는 것 좀 보세요. 얼마나 더 크려는지." 자기보다 훌쩍 커진 14살 첫째 딸에 대한 며느리의 자랑스런 한마디. "너무 예의 발라요. 그런데 소심해요." 인사 잘하는 12살 아들에 대한 며느리의 걱정스런 말. "아니 쟤는 누굴 닮았지, 돌연변이인 가봐." 노래 잘하고 춤 잘 추는 막내 손녀에 대한 칭찬이다.

이렇게 외모도 성격도 모두 다른 7명이 각각의 색깔을 가지고 커 가는 것을 보는 즐거움은 참으로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해준다. 7가지 색이 합쳐 아름다운 무지개를 만들어 내듯이 나의 7명 손자 손녀도 나의 마음속 무지개로 항상 아름다운 색을 만들어 주기를 기대한다.


정현숙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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