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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호의 현문우답] 다이어트, 어디까지 해봤니?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8/02 13:29



다이어트.
모두의 관심사입니다.
왜냐고요?
누구나 건강한 몸, 건강한 삶을 바라니까요.
그런데도 왜 이렇게 어렵죠?
살을 빼는 일 말입니다.
어떤 사람은 “1년 내내 다이어트를 한다”고 말합니다.
그만큼 쉽지 않다는 말이죠.
정말 묘책이 없는 걸까요?

앗, 이건 내 몸이 아니야!



입사 후 몸무게가 10㎏ 늘었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과식 습관이 생겼습니다.
턱살은 처지고, 아랫배는 늘 빵빵합니다.
건강검진 때마다 조마조마합니다.
바늘이 ‘과체중’이라고 표시된 선을 훌쩍 넘고서도 한참이나 달려갈 때의 심정, 혹시 아시나요.



결과지를 받을 때마다 고개를 떨굽니다.
“새해에는 몸무게를 줄여야지.”
다이어트도 하고, 운동 계획도 세웁니다.


첫날은 좋고, 이튿날은 더 좋습니다.
문제는 항상 사흘째입니다.

점심때는 공기밥 반을 남기고, 저녁에도 간단하게 요기를 합니다.
뿌듯합니다.
‘이대로 가면 체중 감량은 절로 되겠네.’

저녁 10시가 되자 출출해집니다.
‘꼬르륵’ 소리가 납니다.
냉장고 문을 엽니다. 맛살이 있네요. 이 정도는 괜찮겠지.
꺼내서 훌러덩 집어 먹습니다.
‘오늘도 성공이다. 저녁 식사를 이 정도로 막았으니.’



밤 12시가 됐습니다.
잘 시간인데 배 안에서 어마어마한 공허감이 밀려옵니다.
끝을 알 수 없는 허전함입니다.

갑자기 라면 생각이 납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라면 한 그릇.
거기에 계란 하나 톡!
그래도 마음은 끄떡도 안 합니다.
이 정도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몸은 다릅니다.
벌써 냄비에 물을 받고 있습니다.
항상 문제입니다.
마음 따로, 몸 따로.



다시 냉장고를 엽니다.
계란 옆에 햄이 있습니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햄 옆에는 어묵도 있습니다.
그것도 부산어묵입니다.
라면은 졸지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부대찌개가 됩니다.
그렇게 맛날 수가 없습니다.

밤 12시30분.
터지려는 아랫배와 함께 잠자리에 듭니다.
이튿날 아침, 퉁퉁 부은 눈으로 체중계에 올라갑니다.
바늘이 돌아갑니다.
‘휘~익!’

나는 늘 몸 따로, 마음 따로


늘 그랬습니다. 마음 따로, 몸 따로.
왜 그럴까.
기준이 문제더군요.
제 몸의 기준은 늘 ‘찬 상태’였습니다.
거기에 생기는 공복감은 자동적으로 허전함이 되더군요.
꼭 군것질로 채워야 합니다.
다시 ‘꽉 찬 상태’로 돌아가야 하니까요.


뭔가 대책이 필요했습니다.
책장에서 먼지 앉은 책을 하나 꺼냈습니다.
제목부터 무시무시합니다. 『하루 세 끼가 내 몸을 망친다』(이시하라 유미).
도무지 이해가 안 갑니다.
어떻게 하루 세 끼가 내 몸을 망치나.
그래도 따라 했습니다.
직접 해보며 시행착오를 살피는 게 지름길이니까요.


현문우답


아침과 점심은 ‘사과 하나+당근 둘’로 즙을 낸 주스를 마셨습니다.
중간중간 공복감은 흑설탕을 듬뿍 넣은 생강홍차로 해결했습니다.
덕분에 고통스럽지가 않았습니다.
저녁은 뭐든 먹고 싶은 걸 먹었습니다.

석 달이 지났습니다.
8㎏이 빠졌습니다.
2L짜리 생수통 4개, 그만큼 빠진 겁니다.
그 사이에 몸의 기준이 바뀌더군요.
‘찬 상태’에서 ‘빈 상태’로 말입니다.

예전에 공복감은 늘 ‘빨간 불’이었습니다.
삐뽀삐뽀, 얼른 채워야 하는 허전함이었죠.
지금은 다릅니다.
음식이 조금만 많이 들어와도 몸이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얼른 소화해서 공복으로 되돌려야지.’
이제 공복 상태가 기준이 된 겁니다.
가볍고 맑고 경쾌한 느낌 말입니다.



제게 하루 세 끼는 의심할 여지 없는 상식이었습니다.
그게 무너져도 괜찮다는 게 놀랍더군요.
하긴 인류가 300만 년 동안 세 끼를 먹기 시작한 건 불과 100년 전부터랍니다.

그렇게 힘들게 다이어트를 해서
5㎏, 10㎏를 빼더라도
생활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말더군요.
그래서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습니다.

채움의 잣대, 비움의 잣대

몸도 그렇고 마음도 그렇습니다.
‘채움’이 기준일 때는 늘 부족합니다.
삶에서 완벽한 채움의 순간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반면 ‘비움’이 기준이 되면 달라집니다.
비울수록 솟아나는 놀라운 에너지를 맛보게 됩니다.



어쩌면 행복의 열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요.
내 몸과 삶의 기준을 ‘채움’에서 ‘비움’으로 바꾸는 일.

그러니 몸 다이어트 못지 않게
마음 다이어트도 중요합니다.

푹푹 찌는 여름철입니다.
소매 없는 옷을 입고 팔뚝을 내놓는 여름,
다이어트에 관심이 더욱 쏠리는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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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주제는 ‘[다이어트] 다이어트, 어디까지 해봤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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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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