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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온 천지에 산불이 나고 소방관들의 소중한 목숨도 자꾸 희생이 된다는 뉴스를 보니 심히 안타깝다.

나는 미국 위생병학교를 나와 동두천 응급실에서 복무했다. 일선 사단에서 매일 뛰고 담력을 키우는 유격훈련소 교관 생활도 했다.

제대 후 미국 소방관 직업훈련에 합격하여 손등이 터지도록 훈련을 받았고 한때 우편 배달부도 일도 했다. 그 때 담을 넘어 공격하는 개에게 호되게 당했던 기억이 난다. 미국 생활 하면서는 밤낮으로 3가지 이상 부업을 했는데 어느 덧 내 나이 75세가 되었다.

언제가 목사님이 어린 시절 오남매를 키우며 힘들게 고생하신 노모의 이야기를 들려 주신 적이 있다. 설교를 들으며 행상으로 고생하셨던 우리 어머니 생각이 떠올라 나도 서럽게 울었다.



그 목사님은 어머니날이 되면 '나실 때 괴로움 다 잊으시고…'라는 노래를 전 교인과 함께 부르기도 하셨다. 그러면 앞에 앉으신 선배님들이 모두 훌쩍이며 손으로 연신 눈물을 닦아내던 장면을 잊을 수가 없다.

최근에 노회찬 의원이 조그만 후원금이 사달이 나 노모의 아파트에서 스스로 몸을 던졌다. 그 비극적인 소식을 듣고 나는 며칠을 운전대 뒤에서 혼자 훌쩍였다. 그런 내 모습을 보노라니 어쩔 수 없이 나도 이제 많이 노쇠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노회찬 의원은 막강한 권세가들에 조금도 주눅들지 않고 용기있게 늘 약자 편에 서서 평등한 세상을 위해 분투했던 참정치인의 표본이었다. 진짜 얌체 뇌물파들은 끄덕도 하지 않는데 그렇게 가시다니 너무나 안타깝다.

스스로 뽐내지도 않고, 자기 공을 자랑하지도 않고 나만 애국자라고 교만하지도 않던 진정한 소시민의 대변자였던 그가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나버린 것은 아마도 폭염과 양심의 채찍이 상승작용을 일으킨 때문이 아닐까 싶다. 노회찬 의원님, 하늘에서라도 편히 쉬십시오.


박원철 / 미드웨이 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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