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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남북 물류망이 연결된다면

경제협력이나 교류에는 반드시 물류망의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물류망이란 화물(생산재, 소비재)이 철도, 도로, 해상로, 항공로를 통해 흘러갈 수 있는 운송망(통신, 보관 포함)을 뜻한다.

최근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을 통해 남북간의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겠다는 협약에 따라 남북간의 경제 교류는 물론, 남한의 경제력이 북한을 거쳐 중국, 러시아로 진출할 수 있다는 경제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선언문에는 서울에서 신의주를 연결하는 경의선(520Km)과, 부산에서 나진·선봉(나선경제특구)과 두만강 유역까지 잇는 동해선 연결을 일차적으로 해결하자고 언급하고 있다.

한반도 중간에 허리가 막힌 이후부터 물류망은 북으로 뻗어나갈 수가 없었다. 마치 섬나라 같은 형국이다. 육로만 끊긴 것이 아니라, 항공기는 영종도와 김포에서 이착륙할 때마다 항상 북한을 의식해 중국 영공을 우회하는 항로를 택하고, 선박도 일단 북한 연안으로부터 멀리 공해상으로 나가 항해를 해야 하니 그 시간과 경제적 소모 및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경의선은 1904년에 러·일 전쟁이 터지면서 일본이 군인과 군수물자 수송을 위해 경부선과 함께 경의선 철도를 서둘러 깔아 1906년에 개통되었다. 한반도가 일본의 랜드 브리지(Land Bridge)가 된 셈이다. 그러나 6.25전쟁으로 문산~개성 구간 철도가 끊기고 운행이 중단되었다. 휴전협정 이후에 남한은 서울역~문산역까지만 관할하다가 2003년에 일부분 복구공사로 문산역에서 도라산역까지 확대 연결하였다.



2007년 12월 남북경협사업으로 개성공단이 한창 가동되었을 때는 문산역에서 판문역까지 개성공단 전용 화물열차를 운행하기도 했지만, 2008년 11월 북한의 일방적 조치로 그 운행이 현재까지 중단되고 있었다. 경의선이 복구된다면 그 종착지가 신의주까지가 아니라, 압록강을 건너서 만주, 중국, 몽골의 중심부를 통과하여 동부 유럽까지를 내다보는 장기적 안목으로 계획하고 투자해야 할 것이다.

북한은 약 25년 전부터 나진항과 선봉을 묶어 '나선경제특구'를 만들고, 북·중·러의 3국 합작, 합영으로 자유경제무역지대를 추진하겠다는 야심 찬 프로젝트를 대외적으로 거창하게 발표했으나, 아시아와 서방 국가들로부터 자본유치에 실패하고 말았다. 실패의 주요인은 항만, 도로, 통신의 인프라의 미비와 북한의 신뢰성 때문이었다. '판문점 선언'에서 북한이 동해선 연결을 주장한 것은 남·북·러의 새로운 3국 합작투자로 '나선경제특구'를 재추진해 보려는 욕망으로 보이고 있다.

동해선 연결의 장점은 두만강을 건너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원산~나선특구~두만강~블라디보스토크~이르쿠츠크~모스크바~파리로, 약 9500Km의 세계 최장 철도가 될 것이다. 동해선과 연결되는 TSR에는 기차역만 약 850개에 달하며, 7박 8일간의 관광 코스로도 기대해 볼 만하다.

남북이 정상회담에서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고 현대화하자는 합의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첫째는 중단되었던 민족의 혈맥과 산업의 동맥을 잇는 의미가 있으며, 둘째는 꽁꽁 묶여 있었던 한반도의 허리를 풀어서 피가 통하고 신경이 살아나는 국토의 회복이며, 셋째는 경제협력과 물적, 인적 교류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영공, 영해를 남북이 함께 공유한다면 항공기와 선박들의 경제적 시너지 효과는 대단할 것이다. 물류망의 연결은 엄청난 투자다. 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제재에서 풀리는 것이 투자의 선행조건이 될 것이다.


이보영 / 전 한진해운 미주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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