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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한반도 비핵화와 중국의 역할

곽태환 / 이스턴 켄터키대 명예교수·전 통일연구원장
곽태환 / 이스턴 켄터키대 명예교수·전 통일연구원장 

[LA중앙일보] 발행 2018/08/10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8/08/09 19:27

한반도 문제 해결의 핵심 당사국 외교장관들이 함께 모이는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지난주 개최되었다. 의장국인 싱가포르는 의장성명을 통해 "ARF 외교장관들은 모든 관련된 당사자들이 판문점 선언과 북미 정상 공동성명의 완전하고 신속한 이행을 포함해 한반도의 지속적 평화와 안정의 실현을 향해 계속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기자회견을 자청하여 처음으로 중국의 종전 선언에 대해 "시대 발전의 흐름에 완전히 부합한다"과 밝혔다. 그는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종전 선언과 관련, "일종의 정치적 선언이어서 비핵화를 견인하는 데 있어 긍정적이고 유용한 역할을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종전 선언과 관련하여 상당한 협의가 있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기대했던 남북, 북미 외교장관 회담은 성사되지 못했다.

이젠 중국이 종전 선언을 위해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시기가 왔음을 예고한다. 비록 한반도 비핵화 논의에서 중국의 공식적 참여 방안에 대해 언급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적극적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2016년 3월 왕이 외교부장이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정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병행하는 쌍궤병행 방안을 제안하였다. 현 한반도 비핵화 진전이 중국 제안인 '쌍궤 병행'의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고, 북한의 핵실험 중단과 한미 군사훈련의 잠정유보 조치도 사실상 중국의 제안한 '쌍중단'이 실현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중국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중국은 동북아 체제의 최강대국이며 지경학적으로 한반도 문제해결의 핵심 관련국이다. 그리고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의 의장국이며 종전 선언과 평화조약 체결의 핵심 당사국이다.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되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중국의 종전선언에 참여는 필수적이다.

현시점에서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미 간 후속 협상을 놓고 순조롭지 못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어 안타깝다. 그러나 북중은 새로운 관계로 진전되고 있다. 지난 4개월 동안 3차례에 걸친 북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시진핑 주석이 북한의 후견인으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중국 고위급 전용기를 2대나 빌려주고 중국 영공을 지날 때 전투기 편대 호위까지 제공하는 의전을 갖추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북미 정상회담 후 일주일 만에 제3차 북중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는 북중 관계가 전략적 파트너임을 인정하고 있음을 입증한다. 시 주석은 금년 가을에 평양을 공식 방문할 예정이어서 북중 관계는 향후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 배후설'을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고 있다. 지난 7월 초 제1차 북미 고위급 평양 회담을 위해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방북했으나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주지도 않고 북한은 미국의 '완전하고 검증할 수 있고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해법에 대해 미국을 강도적인 요구라며 신랄하게 비판까지 했다. 이에 미국은 협상 실패의 원인으로 중국 배후설을 제기하였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중국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향후 중국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 비핵화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해결을 위해 미중 간 전략적 협력이 필요충분조건인데 미중 간 무역전쟁으로 인해 한반도 비핵화-평화체제 프로세스에도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더욱이 종전 선언에 문재인 정부는 남북미 3자가 '정치적 선언'인 종전 선언을 제안하자 중국은 이에 반발하여 중국도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일본 도쿄신문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이 제2차 다롄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종전선언'에 중국도 참여해야 한다며 북미 정상회담에서 종전 선언을 보류해 달라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북미 간 양자 종전선언 요구는 4·27 판문점 선언 위반이며 중국의 참여 없는 종전선언이기에 중국을 무시하는 처사이기도 하다. 중국은 정전협정의 당사자이기 때문에 중국을 포함한 정전협정의 당사자인 미중남북 4자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을 해야 한다. 중국도 공식적으로 종전선언에 참여하겠다고 하니 향후 논의할 미중남북 4자 간 한반도 평화조약 체결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금년 유엔 총회에서 미중남북 4자 정상이 서명하는 종전선언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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