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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73주년…'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는 언제쯤

[연합뉴스] 기사입력 2018/08/13 15:01

이재명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 등재해야" 메시지
나눔의 집, 증언 기록·피해자 그림·모형 위안소 3천185점 보유

(광주=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8월 14일은 '세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다.

지난 1991년 고 김학순(1924∼1997) 할머니가 최초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한 날로, 지난 2012년 제11차 아시아연대회의에서 제정됐고 올해 처음으로 국가 기념일로 지정됐다.

경기도 광주시 퇴촌 산자락 아래 있는 나눔의 집에는 피해 생존자들뿐만 아니라 아직 치유되지 않은 상처를 품은 또 다른 증거들이 오롯이 남아 있다.

생존자들이 피해를 증언한 구술기록, 심리검사·기자회견·집회 관련 영상기록, 피해자들이 그린 그림, 유품 등이 바로 그것이다.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을 맞아 지난 2013∼2014년 국가지정기록물로 지정된 나눔의 집에 있는 위안부 관련 기록물 3천185점에 관심이 쏠린다.

이 기록물은 위안부 피해 실태를 규명하고 피해 생존자들의 활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료다. 역사적, 학술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피해자들이 겪은 고통을 생생하게 묘사한 그림 220점을 비롯해 일본군 전유물(군표·칼·철모 등), 피해자 흉상(15명), 모형 위안소, 피해자 납골함(10명), 추모비(10명), 증언 영상 및 녹취 등 다양한 유형의 기록물이 포함돼 있다.

마침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11일 나눔의 집에서 열린 기림일 행사에서 "참혹한 인권침해의 역사적 사실을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으로 등재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나섰다.

유네스코가 지난해 10월 말 공지 등을 통해 한국과 중국·타이완 등 9개국이 공동신청한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에 대해 '대화를 위해 등재 보류 권고' 결정을 내린 상태여서 제1회 기림일을 계기로 유네스코 등재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 "강요에 못 이겨 했던 그 일을 역사에 남겨두어야 한다"

나눔의 집 야외 광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과 마주하는 게 피해 할머니들의 조각상이다.

고 김학순, 김덕경, 김순덕 등 이곳에서 생활하다 먼저 세상을 떠난 할머니 열다섯 분의 흉상이 방문객을 맞는다.

흉상 바로 뒤편에는 고 김순덕 할머니가 그린 '못다 핀 꽃' 그림을 형상화해 만든 한복을 단정하게 입은 소녀상이 서 있다.



"우리가 강요에 못 이겨 했던 그 일을 역사에 남겨 주어야 한다."

아무도 선뜻 나서서 말하지 못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용기 있게 세상에 알린 고 김학순 할머니 증언을 인용한 말이다.

역사관 안 정면 전시물에 적혀있는 할머니의 이 말에 이곳 '위안부' 역사관 건립의 목적이 담겨 있다.

전시물 상당수가 국가기록물로 지정된 이곳 역사관은 1930년대부터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까지 일본에 의해 자행된 일본군 성노예제의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 1998년 8월 문을 연 세계 최초 성노예를 주제로 한 인권박물관이다.

'증언의 장' 공간에는 일본군 위안소 생활을 보여주는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위안소 규정, 사용 시간과 요금표, 일본군 주둔지에서 화폐 대신 사용한 군표, 일명 '삿쿠'라고 불린 일본군의 콘돔 등이 전시돼 있다.

◇ 섬뜩함·고통·분노 느껴지는 위안소

지하 '체험의 장' 공간에는 피해자 증언을 토대로 만들어진 위안소 모형이 있다. 위안소 입구로 향하는 좁은 통로 벽에는 위안부 피해자의 일본식 이름을 적은 나무 문패가 걸려 있다.

어두컴컴한 위안소에는 조그만 침대 하나와 위안부의 세척을 위한 철제 대야가 놓여 있다. 위안부로 끌려간 여성들이 이렇게 좁고 어두운 공간에서 인권을 유린당했음을 실감할 수 있게 표현해놓아 아픔과 분노를 자아낸다.

'기록의 장'에는 고 김학순 할머니의 생애를 알려주는 사진, 기록 등이 전시돼 있고 1991년 당시 증언을 녹취자료를 통해 들을 수 있다.

1992년 1월 8일부터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매주 열리고 있는 수요 시위에 참가한 사진과 피해 할머니들의 사진들이 걸려 있다.



◇ 전쟁범죄 고발·사죄·배상 의지 담긴 그림

지난해 11월 개관한 제2역사관에 1층 전시공간 한편에는 할머니들이 그린 그림 300여 점 가운데 20여 점이 걸려 있다.

어린 소녀가 낯선 손에 팔목을 붙잡혀 끌려가는 모습을 그린 김순덕 할머니의 '끌려감', 이용녀 할머니의 '끌려가는 조선 처녀', 강일출 할머니의 '태워지는 처녀들', 강덕경 할머니의 '빼앗긴 순정' 등 그림마다 아픈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작품들은 1993∼1995년 할머니들이 정서적 안정을 위해 마련된 미술심리치료 프로그램에 참가했을 때 그린 것이다.

어린 시절 순수하기만 했던 고향 시절에 대한 기억, 전쟁 후 귀국했으나 과거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맺힌 삶, 위안부 증언 후 소외된 삶을 극복하고 전쟁범죄를 고발하면서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의지와 바람 등이 절절하게 표현돼 있다.



또 할머니들의 생전에 사용하던 생활용품과 옷가지, 의약품 등의 유품도 다양하게 전시돼 있다.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은 "이 피해 증언과 진술, 유품 등은 수없이 죽어간 일본군 성노예 피해 여성들, 식민지 피해자들, 지난 한 세기의 격랑 속에서 소리 없이 스러져간 수많은 여성의 경험과 기억, 고통과 아픔"이라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일본의 공식 사죄와 배상을 받아내고 성노예 관련 기록물이 역사의 교훈으로 남도록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날까지 이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gaonnur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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