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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바람직한 사회가 되려면

허브 웨슨 LA시의장이 한인타운에 건립하기로 한 노숙자 셸터를 한인타운 외곽(윌셔+후버)으로 장소를 옮겨 건립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타운 내 여러 단체 대표들과 시 관계자들이 더 합당한 장소를 찾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한 결과라고 한다.

웨슨 시의장이 한인타운에 노숙자 셸터를 건립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지난 5월 초였다. 발표 후 지역 비즈니스 업주와 주민들은 시의회에서 셸터 건립을 결정하기 위해 당연히 거쳐야 할 주민 공청회를 거치지 않은 절차상의 하자와 더 타당성 있는 장소를 찾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던 것을 지적하는 항의가 이어졌다. 셸터 건립 결정에 민주적인 절차를 지키고 결정 과정에 현지 주민들의 대표들이 참여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였다.

그동안 한인 주민들이 중심이 된 7차례의 항의 시위와 여러 모임 성명 발표 등을 통해 현지 주민들의 의사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었던 것은 언론의 힘이 컸다. 주민들의 의견을 한곳으로 집약시키고 같이 행동하여 큰 힘이 되게 한 것은 단연 언론이었다. 언론에서는 셸터 건립은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서 결정되어야 한다는 당연한 주장뿐 아니라 인도적인 견지에서 셸터 건립을 반대할 수 없다는 일부 단체들의 주장 및 칼럼 등을 공평하게 실었다. 한인사회가 다양한 의견들을 서로 제시하고 의논해서 가장 좋은 결론을 만들어 내는 성숙한 사회라는 것을 대내외에 알린 것이다. 만약 한인사회 모두가 같은 주장만 했다면, 결과를 다행스럽게는 생각했겠지만 떳떳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김형석 교수가 최근 '백년을 살아보니'라는 책을 출간했다. 삶에 대한 깊은 사색과 통찰을 통해 얻은 삶의 지혜가 담긴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우리 민족성 가운데 가장 시급하게 고쳐야 할 단점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여러 가지 있지만 가장 시급하게 고쳐야 할 것은 절대주의적 사고 방식을 뒷받침하는 흑백논리일 것이다" 라고 대답했다.



흑과 백 사이에는 여러 가지 색들이 있는데 모두 부정하고 회색으로 여겨 버렸다. 그렇게 해서 '회색분자' 라는 가장 나쁜 말이 생겼다. 내 편이 아니면 모두 적으로 돌리는 경직된 사회는 좋은 사회일 수 없다.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고 얘기하고 듣고 토론하여 가장 좋은 결론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다수가 원하는 좋은 결론이 정해지면 비록 내 생각과 다를 지라도 내 것을 양보하고 합의된 것을 위해 노력해야 바른 사회가 되는 것이다. 대법원이 결정한 결과를 두고 내 생각과 다르다고 법원 앞에서 차를 막고 차 유리를 깨는 행위가 일어나는 사회는 좋은 사회일 수 없다.

18세기 프랑스의 계몽 사상가인 볼테르는 "나는 당신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그러나 당신이 그렇게 말할 권리를 갖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죽을 때까지 싸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사회는 누구나 말할 수 있고 서로의 주장은 합의된 규범이 지켜지면서 서로 좋은 결론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사회다.


최성규 / 베스트 영어훈련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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