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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마약, 숨기면 죽음이다

[LA중앙일보] 발행 2008/06/27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08/06/26 18:02

수잔 정 카이저병원 소아정신과 전문의

"어느 날 낮잠에서 깨어났을 때부터 세상이 무서워졌어요. 제 팔에 스멀스멀한 이상한 느낌이 있었어요. 누구인가가 제 팔 피부 밑을 수술해서 비밀 탐지 장치를 넣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이후부터는 늘 누가 저를 감시한다고 느꼈지요. 그래서 집밖에 나가기가 겁나서 방안에만 있었어요. 계속 '스피드(Speed/MA라는 마약)'만 썼습니다. 물론 잠도 못자고 입맛도 없었지요."

마약 재활원에서 만난 어느 여대생의 경험담이다. 점점 광폭해지고 환청까지 시작한 딸을 경찰에 고발한 부모의 응급조치로 그녀는 강제 정신병원 입원을 거쳐서 이곳 재활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그녀의 망상 지나친 공격성 대인 기피 현상 등의 정신병 증상이 만성 메탐페타민(Methamphetamine/MA) 중독 때문임을 알아냈기 때문이다. 그녀는 또한 내가 가르치는 '음주 및 마약 재활 치료사 양성반'에서 가장 똑똑한 학생이기도 하다. 유수의 가주 대학교 3학년에 재학하다가 지금 6개월간 치료를 받느라 휴학 중이다.

이 소녀가 사용했던 MA는 요즘 미국 전역에서 뿐 아니라 세계에서 대마초(마리화나) 다음으로 많이 쓰이는 마약이다. 입맛이 떨어지고 몸무게가 감량되는 효과와 우울증 증세를 일시적으로 덜어주는 느낌 때문에 많은 청소년들 특히 젊은 여성에게서 중독 현상이 증가했다.

게다가 성적 흥분을 증가시킨다고 하여 동성애 남성들 사이에 무분별하게 쓰이다 보니 HIV 감염을 증가시켰다. 모든 중독 물질 중에서 여성과 남성의 비율이 같은 유일한 약물이다.(헤로인은 3:1로 코케인은 2:1로 남성에게 많다.)

MA는 스피드(Speed) 크리스탈(Crystal) 크랭크(Crank) 아이스(Ice) 또는 티나(Tina)라고도 불리는 정신 각성제이다. 환각증세를 계속 경험하려면 점점 더 많은 양을 써야 하고 갑자기 중단하는 경우에는 심한 우울증세를 느끼게 된다. 장기 복용을 하면 불안 초조 증세나 수면 부족 혼돈감 난폭한 공격증세를 나타낸다.

1960년대에 MA가 처음 나왔을 때에는 이런 위험 때문에 'Speed Kills'(스피드가 사람 죽인다)라는 슬로건으로 예방에 힘썼다. 1970년과 80년대에는 캘리포니아 주의 몇몇 도시(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에서만 이 마약이 쓰였다.

1980년 대 중반에는 필리핀에서 들여온 MA가 '아이스(Ice)'라는 담배 형태로 하와이 열도를 휩쓸었다.

현재에는 미 전역에 집에서 키우는(Homegrown) 마약이 되었고 세계로 퍼졌다. 만성 MA 중독자의 두뇌 MRI 촬영 결과를 보면 감정 조절과 이성적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 부위에 손상이 왔다. 그러니 극심한 감정을 적절히 조절할 능력이나 옳은 길을 결정할 수 있는 판단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이런 환자들을 위해서는 참아주고 달래고 기도하고 계속 사랑해 주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다.

진정한 사랑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나의 환자 부모들처럼 환자 자신이나 부모들의 힘으로 치료가 불가능함을 받아들이고 이 사회가 제공하는 법적.의료적인 사회적 모든 도움을 찾아서 사용해야 한다. 그러면 이 여대생처럼 새로운 재활의 길을 찾을 수 있다. 그 반대는 오직 죽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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